출처=KBS 출사표
박성훈(서공명)은 투표일 아침 나나를 마난기 위해 찾아왔다.
나나는 “여기 왜있어? 오늘은 수요일이고 지금은 열일할 시간인데”라고 놀랐다.
박성훈은 “연차냈어. 소중한 누구를 위해서 오늘 같은 날 써야지. 같이 해야지”라며 웃었다.
나나는 “뭘 같이 해. 나만 매타작 당하는 날인데”라며 억지로 미소지었다.
그때 박성훈은 “궁금한게 있는데 아주 오래 전 비오던 밤에 나한테 무서움을 가져가고 뭐를 주려고 했었어?”라고 어릴 적 만났을 때를 물었다.
과거 나나는 ‘걱정마. 우리 집에 가자. 무서우면 무서운걸 나한테 조금 줘. 대신 나는’이라며 박성훈에게 손을 내밀었었다.
나나는 “아, 용기”라고 말했다.
박성훈은 “용기”라며 나나의 손에 노란 쪽지를 전했다.
곧이어 나나는 투표를 앞두고 연설대에 섰다. 나나는 “저는 아직 의원님들과도 마원구민들과도 헤어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 마지막 인사가 아닌 구세라가 여러분과 헤어질 수 없는 이유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부당해고. 수도 없이 당했습니다. 그중 최고는 오늘이 될지도 모릅니다. 얼마 전 사람들의 마음은 대의에 닿아있지 않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럼 어디에 닿아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요, 다시 생각해보니까 왜 사람들이 대의를 생각해야 하죠? 새벽을 보고 저녁을 맞이하는 보통 사람들은 일상을 살기도 바쁩니다. 대신 열심히 일하라고 우리를 이곳으로 보낸 겁니다. 작고 반짝이고 보기보다 무거운 사원증을 채워서요”라고 말했다.
박성훈이 준 쪽지에는 ‘세상의 많고 많은 구세라를 위해’라고 적혀있었다.
나나는 “선거 때 저한테 한 표를 준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당선되면 더 많은 보통사람이 도전하는 기회가 열린다구요. 제가 스스로 그 문을 닫을 순 없습니다. 이대로 헤어질 생각이 없습니다. 주민소환 때문에 날아간 세금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구세라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지켜주세요”라고 말했고 박성훈은 홀로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