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핀란드대학 연구팀에 의하면 “타인에 대해 빈정거리거나 흉을 자주 보는 사람은 치매 위험은 3배, 사망률은 1.4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험담하는 사람은 왜 사망률이 높을까
“험담을 자주 하는 사람도 심장질환에 잘 걸린다”고 한다. 경쟁심이 강하고, 남을 밀어내려는 적개심이 많은 것이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욕을 하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적당히’ 할 때의 얘기다. 잦은 욕설은 오히려 뇌 건강을 해친다.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켜 듣는 이뿐만 아니라 자신의 뇌 기능까지 위축시킨다.
동핀란드대학 연구팀에 의하면 “타인에 대해 빈정거리거나 흉을 자주 보는 사람은 치매 위험은 3배, 사망률은 1.4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그 빈도가 높을수록 사망률은 상승했다. 아울러 “욕설이나 언어폭력이 심한 사람은 무슨 연유에선지 폐암에 걸리기 쉽다”는 흥미로운 결과도 나와 있다.
#심장질환을 부르는 성격
그동안 많은 연구팀들이 ‘특정 질병과 성격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가장 유명한 것이 미국 심장내과의사인 프리드먼의 연구다. 그는 ‘심장질환 환자들의 상당수가 성질이 급하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중년남성 3000여 명을 8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성격은 승부욕이 강하고, 결과에 조바심을 내며, 참을성이 없어 화를 잘 내는 경향이 있다”고 발표했다. 또 비판적인 평가를 하면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고, 늘 시간에 쫓겨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것도 특징이다. 프리드먼은 이들에게 ‘A타입 성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렇다면 A타입은 심장질환 위험률이 얼마나 높을까. 연구에 의하면, 관상동맥이 경화되거나 막힌 환자의 70% 정도가 A타입에 해당됐다. 세부적으로는 “A타입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근경색 발병률이 2.12배, 협심증은 2.4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별이나 이혼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심혈관질환 등을 일으켜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관계가 좋으면 장수한다?
“이혼이나 사별 등으로 배우자와 작별하면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사별이나 이혼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심혈관질환 등을 일으켜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본다.
관련 연구 결과도 많이 나와 있다. 일본 오사카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이혼한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사망률이 1.5배 높았다. 눈에 띄는 사실은 “사망률이 상승한 쪽은 남성만이며, 여성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는 일본 특유의 경향”이라고 한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배우자와 이별했을 때 남성, 여성 모두 사망률이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이혼과 마찬가지로 불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 의하면, 결혼생활에 만족하는 여성들은 동맥경화 발병률이 6.3%에 그쳤다. 반면, 불만족스럽다고 답변한 여성 그룹은 16.3%로 2배 이상이었다. 미혼 여성의 동맥경화 발병률은 8.8%로, 결혼생활에 만족하는 여성들과 비슷하다는 점도 흥미롭다.
#사는 보람이 있어야 오래 산다
일본 도호쿠대학 연구팀은 “삶의 보람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장수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40~79세 성인남녀 5만 5000명을 대상으로 생활습관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7년 뒤 사망률을 살폈다.
설문 내용에서 ‘사는 보람이 있는가’를 물었을 때 ‘있다’라고 답한 그룹은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이에 비해 ‘모르겠다’고 응답한 그룹은 사망률이 1.1배 높아졌으며, ‘없다’라고 답한 그룹은 1.4배로 뛰었다. 사인별로 분류하면 ‘사는 보람이 없다’고 대답한 그룹은 특히 순환기 질환과 자살, 교통사고 같은 외인사가 많았다.
또 다른 설문으로 ‘일상생활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도 질문했다. 그 결과, ‘일’을 선택한 그룹이 가장 장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이라고 답한 그룹의 사망률은 11%. 반면 ‘명예’를 고른 그룹은 사망률이 28%에 달했다. 무려 2배 이상의 수치다.
“행복감, 의욕 같은 긍정적인 감정도 수명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이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팀은 미국 아카데미상 후보 가운데 상을 탄 배우들과 놓친 배우들의 삶을 추적했다. 연구팀은 “단순 비교이긴 하지만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배우들이 행복감, 성취감으로 인해 더 오래 산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치매에 걸리기 쉬운 성격
캐나다의 브라이언 콜브 박사는 “융통성이 없고 완고한 사람일수록 노인성 치매에 걸리기 쉽다”고 지적한다. “자신이 만든 틀에 갇힌 사람은 치매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도쿄도 노인종합연구소가 치매에 걸리기 쉬운 성격을 연구해오고 있다. 최신 결과에 의하면, 치매를 앓는 노인들 가운데는 과묵하고 완고한 성격, 비사교적인 사람이 많았다. 반면 “건강한 노인들은 중년시절부터 밝고 개방적으로 보낸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연구팀은 “유연한 성격과 활발한 신체활동, 적극적인 사회활동이 뇌를 자극해 치매를 예방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덧붙여 “걷기 운동, 취미생활 즐기기, 독서, 원만한 교우관계 등 뭐든 좋으니 활발하게 행동하는 것이 뇌 건강으로 이어진다”고 조언했다.
코로나 위기 속 건강하게 사는 법 “웃어라, 억지로라도” 웃으면 혈액 속의 NK세포가 활성화되고 면역 기능이 강화된다.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의 사람이 더 오래 산다.” 미국 보스턴대 의대와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이 최장 30년간 들여다본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낙관주의가 어떻게 장수에 도움을 주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낙관주의와 건강이 연관돼 있다는 건 갈수록 확실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도호쿠대학의 쓰지 이치로 교수는 “사람의 감정이 면역력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실제로 면역력 지표인 ‘자연살해세포(NK)’는 비관적인 사람보다 낙관적인 사람에게서 더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화가 나고 우울한 상태라면 NK세포가 줄어든다. 이치로 교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심신이 지쳐있는 만큼, 긍정적인 사고로 NK세포를 활성화해 면역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웃음이다. 웃으면 혈액 속의 NK세포가 활성화되고, 면역 기능이 강화된다. 자연스런 웃음이 최선이지만, 억지로 웃는 것도 효과가 있다. 교수는 “건강한 삶을 위해 많이 웃으려고 노력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