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만 구독자 쯔양이 유튜브 뒷광고 논란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 정도로 유튜브 업계가 뒤흔들리고 있다. 사진=쯔양 채널 캡처
이번 뒷광고 논란에서 이슈가 됐던 한 음식 프랜차이즈 업체 마케팅 담당은 “경험적으로 보면 앞으로 대응은 크리에이터 및 소속사와 저희 측과의 계약 내용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담당자 관점으로 보면 광고를 중간에 내리면 회사 측 손실이 맞다”면서 “하지만 계약 이후 광고 집행 과정은 크리에이터 측에 사실상 주도권이 있다. 아직 어떻게 할지 결정하진 못했고 법무팀과 협의 하에 계약 세부 조건에 따라 법률 검토를 거쳐 법적 대응 여부와 방안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다른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 관계자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크리에이터와 개별 연락을 하지 않고 새로운 메뉴가 출시됐을 때 광고대행사를 통해 한 번에 많은 수의 크리에이터를 섭외한다. 그래서 이들이 동시에 새로운 메뉴를 영상으로 올리게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규모가 큰 회사이기 때문에 담당자가 개별 연락을 취하지는 않는다. 담당자 결정보다는 광고대행사와 협의해볼 문제”라면서도 “계약 내용이 다 달라서 답하기 쉽지 않고 자세한 계약 내용을 발설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데 아무래도 돌려달라고 하긴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는 계약을 어떻게 체결할까. MCN(유튜버나 BJ를 관리하는 기획사) 업체 관계자는 “예를 들어 영상 제작 후 업로드 시 받는 돈을 100만 원으로 가정하고 계약을 했다면 이후 3개월 동안 이 영상이나 유튜버를 SNS에서 활용하는 조건으로 100만 원을 더 받는 경우가 많다. 즉 1+1인 셈이다. 이 추가 계약 기간은 일반적으로 3개월 정도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3개월 동안 받는 모델료는 영향력이 큰 유튜버일수록 올라간다. 이 계약기간 안에 광고를 내린 경우 문제가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정말 문제는 MCN이 중간에서 계약해준 것이 아니라 개인에게 따로 접촉해온 브랜드와 계약한 경우다. 보통 개인으로 받은 광고는 MCN도 속이고 ‘내돈내산’, 즉 내가 내 돈 주고 샀고 정말 좋아하는 브랜드라 구독자에게 알려준다며 언급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건 MCN 측에서 대응도 힘들고 개인이 계약하다 보니 계약서도 엉망으로 쓴 경우가 많아 머리 아픈 상황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470만 유튜버 문복희 채널도 뒷광고 논란으로 인해 사과글을 올리고 활동을 중단하고 있다. 사진=문복희 채널
MCN 관계자는 “광고를 주는 쪽보다 받는 유튜버가 주도권을 쥐는 이유는 결국 영향력 있는 유튜버나 BJ는 소수이기 때문이다. 한 번 광고에 5000만 원 이상 받을 수 있는 인플루언서를 지금 이름을 대라고 해도 최소 50명 이상은 줄줄 댈 수 있다. 많다면 많을 수 있는 숫자지만 먹방이나 뷰티, 패션 등 각각 분야가 다르다. 결국 브랜드가 원하는 분야에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소수기 때문에 이들이 힘이 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광고를 내린다고 해도 돈을 돌려주는 경우는 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웬만하면 MCN이 잘 조율해서 다음 광고 계약을 할 때 조건을 잘해주는 쪽으로 설득해서 환불 없이 영상을 내리도록 한다. 법적 소송을 하면 돈을 돌려받겠지만 그 정도로 강경하게 나올 브랜드는 없다고 본다. 인플루언서 측과 굳이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그 돈을 돌려받으려고 하진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브랜드는 이번 뒷광고 사태로 인해 황당한 유탄을 맞기도 했다. 남성이 많이 찾는 브랜드로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이 브랜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기이고 회사 규모도 크지 않지만 최근 한 유명 유튜버와 큰맘 먹고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최근 뒷광고가 터지면서 돈은 줬는데 광고는 올릴 수 없는 상황이어서 당황스러웠다. 돈을 돌려달라고 하기도 어렵고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당 유튜버에게 그 돈은 받으시고 앞으로 영상을 다시 올릴 때 계약 기간을 조금 더 길게 가져가는 쪽으로 하자고 얘기하고 있다.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다시 그 정도 유튜버를 계약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