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영어강사 다니엘 가우스 씨의 ‘미국에서의 부당한 대우’ 폭로에 대해 원더걸스의 리더 선예가 공식 팬 카페에 올린 반박 글 가운데 일부다.
그렇지만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선 원더걸스의 미국행이 다소 무리하게 진행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거듭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방송된 ‘무릎팍도사’ 원더걸스 편에서도 박진영이 “최정상의 위치에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에 원더걸스 멤버들이 찬성했다”고 말하자 몇 초가량 침묵이 흐른 뒤 멤버들이 “데뷔 3년 차에 거부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 후 선미가 탈퇴했다. ‘무릎팍도사’ 출연 당시 선미는 “너무 외로웠다. 도대체 여기서 어떻게 적응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앞이 깜깜했다”라고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이런 까닭에 선미의 탈퇴가 원더걸스의 무리한 미국 진출 후유증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탈퇴 당시에도 선미는 “미국 50개 도시를 돌며 무대에 선 것은 매우 행복하고 소중한 경험이었지만, 앞으로 계속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 영어강사 가우스 씨의 폭로가 이어졌다. 그는 ‘미국 진출 당시 건강보험이 가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해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멤버들이 불법 개조된 사무실에서 지내다 벌금까지 냈다’고 주장했다. JYP엔터테인먼트(JYP)는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원더걸스가 미국에서 상당히 힘겹게 지냈다는 부분이다. 역시 ‘무릎팍도사’ 출연 당시 원더걸스 멤버들은 “순회공연 동안 비행기 대신 버스를 이용했다. 버스에서 잘 때는 늘 침대가 흔들려서 안 흔들리는 침대에서 자는 게 소원이었다”며 “공연 끝나고 버스를 타면 아이들 종아리와 발이 퉁퉁 부어서 하이힐이 벗겨지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또한 “각 도시를 이동하는 데 10시간 정도 걸리는데, 바로 공연장에 가서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공연 끝나면 다시 관객들과 사진 찍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심지어 예은은 미국에서 무명으로 길거리 공연을 펼칠 당시를 회상하며 눈물짓기도 했다. 당시엔 원더걸스의 눈물겨운 미국 성공 스토리로 받아들여졌지만 선미 탈퇴에 영어강사의 폭로까지 이어지면서 팬들은 원더걸스의 인권 문제까지 거론하며 JYP를 비판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가우스 씨는 “원더걸스의 음반을 옷을 파는 소매점에서 거의 바겐세일 가격인 1달러로 판 덕분에 ‘노바디’가 빌보드 차트 100위 안에 오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런 변칙적인 앨범 판매는 이미 가요계에 알려져 있는 사안이었다. 이로 인해 아무리 미국에선 알려지지 않은 신인이지만 한국의 톱스타가 그렇게까지 굴욕적인 상황을 감수하며 홍보와 마케팅을 해야 했느냐는 논란이 가열되기도 했다.
아시아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팝 싱글 차트 100위 안에 진입한 원더걸스, 그들의 성공은 한국 가요계의 자랑이다. 그렇지만 멤버 탈퇴에 이어 전 영어강사의 폭로까지 불협화음이 거듭되며 멤버들의 인권 문제까지 회자되고 있어 팬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