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억 원이면 올해 신설돼 새로운 광고 금맥으로 급부상한 가상광고와 간접광고의 연간 매출 예상액과 같은 액수다. <수상한 삼형제>는 15초당 광고 단가가 1425만 원으로 현재 방영 중인 프로그램 가운데 최고가인데다 1회부터 지금까지 매회 완판을 기록해 350억 원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것이다. 과연 인기 프로그램은 어느 정도의 광고 단가가 책정되며 여기에 시청률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방송 프로그램의 광고단가를 둘러싼 다양한 궁금점을 살펴본다.
지난 5월 20일에서 16일까지 한 주 간 방영된 방송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높은 광고 단가가 책정돼 있는 것은 KBS 2TV 주말극 <수상한 삼형제>로 15초당 광고 단가가 1425만 원이다. 대체적으로 드라마의 광고 단가가 높은 편인데 특히 주말 연속극이 광고 시장에서 대접받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수상한 삼형제>에 이어 MBC 주말극 <민들레가족>이 1360만 5000원으로 2위, MBC <동이>와 <개인의 취향>이 공동 3위(1348만 5000원), SBS 드라마 <자이언트>와 <검사 프린세스>가 간발의 차이로 공동 5위(1320만 원)에 올랐다.
이 다섯 편의 드라마는 전체 순위에서도 1~5위를 차지했는데 가 1320만원으로 <자이언트> <검사 프린세스> 등과 같이 전체 순위 5위에 올랐다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반면 같은 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는 광고가 없는 KBS 1TV라 광고액 비교가 불가능하고 가 954만 원, KBS 2TV의 은 912만 원으로 에 크게 뒤졌다.
드라마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예능 프로그램 역시 높은 광고액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높은 광고액을 기록한 예능 프로그램은 KBS <개그콘서트>로 15초당 광고 단가가 1263만 원이다. 반면 경쟁 프로그램인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은 690만 원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우선 휴일 예능 프로그램들만 놓고 보면 <개그콘서트>에 이어 <무한도전>이 1126만 5000원으로 2위, <일요일일요일밤에(일밤)>가 1117만 5000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사안은 <무한도전>과 함께 휴일 3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손꼽힌 ‘패밀리가 떴다’의 SBS <일요일이 좋아>가 1101만 원으로 5위, ‘1박2일’과 ‘남자의 자격’이라는 막강한 진용을 갖춘 KBS <해피선데이>는 1081만 5000원으로 6위를 기록했다. 시청률과 광고 단가가 무조건 비례관계는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천안함 사태와 MBC 파업으로 재방송을 모아 스페셜 방송을 해온 <무한도전>의 광고가는 정규방송 당시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에 대해 한국방송광고공사 영업 2팀 MBC영업파트 관계자는 “정규방송도 재방송도 아닌 터라 광고가 책정이 애매했는데 결국 정규방송 광고가에서 20~30%가량을 낮추는 선에서 광고가를 정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무한도전>은 지난 몇 달 동안 결방되면서 1126만 5000원 수준의 정상가가 아닌 20~30% 할인된 800만~900만 원 수준에서 광고를 판매해야 했다. 이로 인해 제작비에 과부하가 걸렸다는 얘기까지 나돌 정도다.
평일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에선 MBC <황금어장>이 11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광고가를 기록했고 SBS <절친노트3>가 1141만 5000원으로 2위, MBC <놀러와>가 1087만 5000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연예정보 프로그램들이 하나같이 높은 광고가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MBC <섹션TV 연예통신>이 1198만 5000원, KBS <연예가중계>는 1189만 5000원, SBS <한밤의 TV연예>가 1015만 5000원을 기록한 것. 연예정보 프로그램들이 예능국에서 가장 효자 프로그램으로 손꼽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안정적인 광고 수급이다. 반면 가요 프로그램들은 예능국 평균에 한참 못 미쳤다. MBC <쇼!음악중심>이 816만 원, SBS <인기가요>는 733만 500원, JBS <뮤직뱅크>는 688만 5000원에 불과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선 광고비 책정 당시 기준은 프로그램 제작비와 출연진 등이라고 한다. 제작비가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선 프로그램의 경우 정상가의 120%로 광고가를 올려 ‘특별가’로 광고를 판매하기도 한다. 한국방송광고공사 홍보팀 김대우 파트장은 “시청률은 광고가에 영향을 미치기보단 광고 판매에 영향을 직접 준다”면서 “<수상한 삼형제>의 경우 높은 시청률을 바탕으로 전회 완판을 기록했다”면서 “이처럼 완판 되는 프로그램은 몇몇 시청률 높은 인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최근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광고 완판을 기록하는 드라마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종영한 <개인의 취향>과 <검사 프린세스>가 동시에 광고 완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상반기 최대 화제작이었던 드라마 <추노> 역시 24회 전회 완판을 기록했는데 제작사 측에선 광고 수익만 192억여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들어 시작된 새로운 형태의 광고인 가상광고와 간접광고도 방송가에서 커다란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스포츠 중계에 주로 사용되는 가상광고의 경우 공중파에서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아직까지는 많은 광고 성과를 내진 못했다.
다만 이번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선 달라질 전망이다. SBS 측이 FIFA와의 가상광고에 대한 협의를 마쳐 이번 남아공 월드컵 중계에서부터 가상광고를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단독 중계로 인해 고액의 중계권료를 홀로 내야 하는 SBS 입장에선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또한 가상광고를 통한 수익 창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공중파 방송에서 프로야구 등 인기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는 편성이 많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PPL로 알려진 간접광고는 실험적으로 사용되고 있을 뿐 아직까지는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지 못했다. 김대우 파트장은 “간접광고는 상황에 따라 광고비가 천차만별이라 광고비 수준을 대략적으로 밝히는 것조차 어렵다”며 “어떤 드라마인지, 주인공을 통한 간접광고인지, 스토리텔링에 활용되는 간접광고인지 등에 따라 광고가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간접광고가 허용됐음에도 아직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터라 최근에는 드라마 <부자의 탄생>이 반복적인 PPL로 인해 ‘시청자 사과’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