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이 25일 “성년 후견 심판 절차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한국타이어 금산공장. 사진=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제공
앞서 지난 7월 30일, 조 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성년 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 후견이란 질병이나 장애 등 정신적인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사무처리 능력이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해 주는 제도다.
지난 6월, 조 회장 차남인 조현범 사장이 조 회장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모두 인수해 지분이 42.9%로 늘어 최대주주가 됐다. 조 이사장 측은 성년 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할 당시 “(조 회장이)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서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에 조양래 회장 측은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었고,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 두었다”며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서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해 두었던 대로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의 설명으로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이번에 조현식 부회장도 성년 후견 심판 절차에 참여할 것을 밝히면서 형제의 난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 부회장 측은 “조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주변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그에 따라 그룹의 장래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는 상황”이라며 “조 부회장 역시 조 회장의 최근 결정들이 조 회장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제공된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고 전했다.
조 부회장 측은 이어 “최근 조 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논란은 조 회장 본인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한국테크놀로지 그룹, 주주 및 임직원 등의 이익을 위해서도 법적인 절차 내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이러한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또 다른 분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새로운 의사결정은 유보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