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긴급 기자회견에 나선 이재명 지사. 사진=경기도 제공
[일요신문] 8월 15일 광화문 집회 이후 수도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세를 보였다. 불과 14일까지 두 자릿수를 기록하던 신규 확진자 수는 15일을 기점으로 세 자릿수(155명)로 늘어났다. 이들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자 보건당국은 서울과 경기에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 수는 줄어들기는커녕 지속 증가세를 보였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예측을 초월한 감염폭증이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민간 총력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먼저 도민에게 “새로운 국면이 시작될 것이므로 심리 방역을 포함한 최고 수준의 전방위적 대비태세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이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단체 의료인, 병원을 향해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호소했다.
이 지사는 의료인들에게 “생활 치료시설 및 가정 대기자 관리 시스템 확충이 된다 해도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의료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인력 부족으로 인해 생활치료센터나 격리병실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거나 감염자가 가정에 방치될 수 있다”며 ‘경기도 긴급 의료지원단’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지사는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한 1차 대유행 당시 많은 의료인이 자원봉사에 참여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면서 “이렇게 의료진의 희생을 추가 요청해야 하는 마음이 무척 무겁다”라고 자신의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이 지사가 민간에 도움을 요청한 지 5일 만인 25일, 경기도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159명의 의료인이 긴급의료지원단에 참가 접수를 했다고 밝혔다. 159명의 신청자는 지난 2월 의료전문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던 259명 중 재참여 의사를 밝힌 78명과 경기도 콜센터와 경기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새로 참가 신청을 한 81명이다.
분야별로는 의사 4명, 간호사 71명, 간호조무사 43명, 임상병리사 18명, 방사선사 6명, 응급구조사 15명, 역학조사관 2명으로 구성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당장 긴급의료지원단이 현장에 투입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우선 인력풀을 구성한 후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이 지역, 여건, 경력에 따라 감염병 전담병원, 생활 치료센터, 가정 대기자를 위한 홈케어시스템 운영팀 등에 배치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확진 환자 급증에 따른 병상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가정대기 확진자를 위한 홈케어시스템을 구성하고 27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25일 도청 신관 1층에 홈케어시스템 운영단 사무실을 설치했고 의료진 등 관계자 교육, 시군 및 보건소 협의 등을 거쳐 운영에 나섰다. 운영단은 주간 상근과 야간 재택 등의 근무 형태로 24시간 운영한다.
운영단은 가정에서 대기 중인 확진환자와의 전화 통화로 의학적·정신적 상담서비스와 진료, 응급이송 연계 안내, 가정대기 확진환자 상태 실시간 모니터링과 신속 조치, 확진환자 건강관리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입력과 시군 보건소 연계 등의 역할을 할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2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441명을 기록했다. 의료인들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