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이 금호고속을 지원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부과 및 법인 고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8년 7월 기자회견을 가졌던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임준선 기자
공정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계열사 인수를 통한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박 전 회장 중심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금호고속을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지원했다.
2015년부터 금호산업 지주사업부 소속인 그룹 전략경영실은 그룹 차원에서 금호고속 자금 조달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실행했다. 그 결과 2016년 12월 아시아나항공이 신규 기내식 공급업체에게 30년의 독점 공급권을 부여하는 것을 매개체로 해당 기내식 공급업체가 소속된 해외 그룹은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1600억 원 규모의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는 ‘일괄 거래’를 하게 됐다.
일괄 거래 협상 지연으로 금호고속이 자금 운용에 곤란을 겪게 되자 2016~2017년 9개 계열사들은 전략경영실 지시에 따라 금호고속에 유리한 조건의 금리로 총 1306억 원을 단기 대여했다.
이러한 지원행위를 통해 박 전 회장 측 지분이 높은 금호고속이 채권단 등으로부터 핵심 계열사를 인수해 총수일가의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이 유지·강화되고 관련 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 질서가 저해됐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의 동반 부실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총수 일가의 숙원인 그룹 재건 및 경영권 회복 목적으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고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가 계열사 가용자원을 이용해 무리하게 지배력을 확장한 사례를 시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공정위의 발표 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입장문을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소속 관련 회사들은 공정위 전원회의 과정에서 자금 대차 거래, 기내식 거래 및 BW 거래가 정상 거래임을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정위가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에 대해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각 자금대차 거래들은 적정 금리 수준으로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일시적인 자금 차입 후 상환된 것으로 박 전 회장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각 회사들은 독립적, 개별적으로 자금대차 거래를 했고, 그 시기돠 금리 등 거래조건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어 이는 박 전 회장 또는 그룹 차원의 지시·관여에 따른 행위가 절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기내식 및 BW 거래 관련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하이난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금호고속 등 각자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루어진 정상적인 거래”라며 “금호고속에 대한 BW 투자 역시 전략적 제휴에 따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로서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이루어진 통상적인 거래로 전혀 이례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