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 서울의 경기 이후 이청용 등 2000년대 후반 서울에서 함께 뛰던 선수들은 기념 사진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30일 울산문수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8라운드 울산과 서울의 경기에서는 이청용과 기성용의 만남으로 많은 눈길이 쏠렸다. 지난 10여년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 스타였던 이들은 오랜 해외생활을 마치고 이번 시즌, 국내 K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이번 경기는 이들이 맞대결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순간이었다.
이청용은 선발, 기성용은 교체 자원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이청용은 친정팀 서울을 상대로 전반 선제골을 넣으며 경기를 주도했다.
기성용은 후반 중반 투입됐다. 팀이 0-2로 지고 있는 상황, 시즌 첫 출전이었지만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이청용과 기성용의 맞대결은 이청용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됐다. 울산이 3-0 대승을 거둔 것이다. 팀이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기성용은 이따금씩 번뜩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혼자서 경기를 뒤집어낼 수는 없었다.
경기가 마무리된 시점, 운동장 위에서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울산의 고명진과 이청용, 서울의 고요한, 박주영, 기성용이 함께 기념 사진을 남겼다. 이날 고명진은 선발, 고요한은 교체로 기성용에 앞서 그라운드를 밟은 바 있다.
사진을 남긴 이들 5명은 2000년대 중반 서울 유니폼을 입고 한 솥밥을 먹은 바 있다. 사진 촬영은 마치 ‘동창회’와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서울에서 함께 뛰던 이들은 고요한을 제외한 나머지 4인이 각기 해외 무대로 진출했다. 시간이 흘러 국내 무대로 돌아오며 친정팀 유니폼을 다시 입은 박주영, 기성용과 달리 고명진, 이청용은 울산과 손을 잡았다.
이청용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사진 촬영에 대해 “그들이 나와 가장 친한 선수들이다. 어린시절 정말 축구를 재밌게 함께 햇었다. 나에게는 굉장히 특별한 사람들”이라며 동료들을 소개했다. 이어 “지금으로선 그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오랫동안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이번이 아니라면 또 언제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일지 모른다. 나와 명진이 형이 먼저 요청했는데, 응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