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막달(97) 할머니가 지난 29일 부산에서 별세했다고 정의기억연대가 30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0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이막달 할머니. 사진=연합뉴스
30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따르면 1923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난 이 할머니는 17세였던 1940년께 ‘좋은 곳에 취직시켜 주겠다’며 동행을 강요하는 일본인 2명을 따라갔다가 대만의 위안소에서 일본군 성노예로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해방 후 부산으로 귀국한 이 할머니는 2005년 정부에 피해자로 정식 신고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시위에 참여하고 외국에서 자신의 피해를 증언하는 활동도 했다. 이후에는 줄곧 부산에서 거주했다.
이 할머니의 별세까지 올해 들어 네 명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이로써 한국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총 16명이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할머니께서 고통 없이 영면하시길 바라며 할머니의 명복을 빈다. 고인에 대한 장례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생존해 계신 피해자 할머니들이) 건강하고 편안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한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애도의 목소리가 나온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제 피해자 열여섯 분만이 생존해계신다는 것이 참으로 슬프고 안타깝다.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공식 사과 등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춘숙 민주당 의원(국회 여성가족위원장)도 “문제 해결을 위해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먼데,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지 못한 채 할머니들은 세상을 등지고 계셔서 죄스러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국회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더욱 진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피해 해결이 더딘 만큼 죄송스러운 마음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 정의당은 피해 생존자분들의 명예와 존엄이 회복되고 일상생활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