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규제 완화에 대해 “재벌을 위한 특혜다리”라고 주장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을 향해 “공정거래위원회는 CVC가 재벌 특혜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김 부위원장은 “최대한 안전장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외부자금 (조달) 40% 허용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있어서 실제로 일탈 행위가 이뤄지는지 모니터링 하겠다”고 답했다.
그간 공정위는 CVC 허용에 대해 부정적 기조를 유지해 왔다. 공정위는 ‘지주회사 내 CVC 소유 금지’가 대기업의 벤처 투자 인수에 제약 요소로 작용한다고 보기는 곤란하며, 현행 제도로도 CVC 설립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지난 7월 30일 ‘제한적 CVC’ 허용을 발표하며 기존 입장을 바꾸었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지난 24일에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을 향해 CVC 허용에 대한 공정위 입장 번복을 추궁한 바 있다.
당시 박 의원이 ‘공정위의 태도 변화 배경’을 묻자 조 위원장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공정위가 모니터링하는 곳인가. 공정위는 공정경제 원칙이 후퇴하지 않도록 지켜야 하는 곳”이라며 “사내유보금 투자를 유도하는 방법이 이것(CVC 허용)뿐이었는지 아쉽다. 공정위는 재벌 특혜, 공정경제 원칙을 훼손했다는 우려를 먼저 말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 의원은 “공정위는 ‘이미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기존의 다리를 통해 고급차량이든 그냥 트럭이든 잘 다니고 있다’고 얘기했다”면서 “새로운 다리를 놓고 그게 안전장치라고 얘기하는데, 과연 우리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