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예총은 8월 14일자로 한국예총의 재 재심에 대해 취소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전주=일요신문] 최종 확정한 징계를 번복하고 재 재심을 진행해 ‘마찰음’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예총이 규정 적용의 부적정 시비에도 불구하고 강행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파문이 확산되는 양상이다.(본보 8월15일 전국 호남면)
더욱이 한국예총이 운영규정을 자의적이고 독단으로 해석한다는 비난과 함께 운영규정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회장 선거과정에서의 금품제공 의혹까지 확대될 전망이어서 심각한 후유증이 예고되고 있다.
전북예총은 올해 1월 전북예총 회장 선거과정에서 당시 K후보의 금품제공 사실이 확인돼 제명 처분한 건에 대해 한국예총이 재심을 통해 전북예총의 징계를 최종 승인하고도 8월 26일 다시 재심을 추진한 것은 일사부재리 원칙과 운영규정 제29조 제4항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전북예총은 14일 ‘K 재심 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재재심을 위한 분쟁조정위 개최와 결정사항을 인정할 수 없고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어 21일에는 ‘한국예총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는 성명서를 전국 시·도연합회와 시·군지회에 발송해 한국예총 재 재심의 부당성을 알리고 법적 대응방침을 재천명했다.
한국예총은 당초 26일 예정된 재 재심을 위한 분쟁조정위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연기해 일단 극단적인 대립을 피한 상태이다. 그러나 한국예총은 전북예총의 운영규정 해석에 이견을 제시하며 재 재심 강행방침을 유지하고 있어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한국예총 관계자는 “한국예총은 연합회와 지회를 총괄하는 최상위 예술인 단체로 운영규정 해석에 최고의 권위를 가진다”며 “운영규정 제개정은 이사회 승인사항이고 운영규정에 명시되지 않은 세부사항은 이사회 의결로 결정할 수 있다”고 전북예총의 주장을 일축했다.
운영규정 제29조에 명시된 최종 징계절차 재심의 주체가 한국예총임에도 재심 결과에 대해 이의신청이 있다면 이사회의 의결로 재 재심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한국예총에서 이전에 재심과 재 재심을 진행한 전례를 제시했다.
전북예총은 “‘연합회·지회 설립 및 운영규정’ 제29조 제4항 ‘1차 징계결과에 불복 시 20일 이내에 상급기관(연합회·예총본부)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는 규정을 무시한 독단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이라며 “모든 사안을 이사회 의결로 결정한다면 운영규정이 왜 만들었냐?”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북예총의 자체징계가 1차 징계이고 한국예총이 K씨의 이의신청으로 서면결의를 통해 의결한 재심이 최종 징계 절차인데도 1차 징계를 무시하고 재심을 1차 징계인 것처럼 이의신청을 받아 재 재심을 진행하는 것은 규정에 위배되고 이사회 의결로 결정할 사안도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예총의 재 재심은 운영규정상 최종 징계인 재심을 1차 징계로 잘못 판단한 것이며 설사 1차 징계라고 하더라도 상급기관에 재심을 청구하도록 돼 있어 최상급단체인 한국예총이 다시 재 재심을 진행하는 것도 부당하다는 것.
한국예총이 전례로 제시한 진천예총 징계사례도 적정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진천예총에서 분쟁이 발생하자 한국예총이 직접 나서 당사자들을 1차 징계했고 이의신청이 접수되자 재심을 진행한 것으로 전북예총이 1차 징계하고 한국예총이 재심한 것과는 경우가 다르기 때문이다.
전북예총은 ‘2차 분쟁조정위원회 각하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작성해 한국예총에 전달할 예정이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차 성명서를 전국 시도연합회와 시군지회는 물론 전체 예술인 단체로 발송할 계획이다.
전북예총은 2차 성명서에 한국예총 이범헌 회장의 선거 과정에서의 금품제공 의혹까지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져 징계처리 정당성 시비가 불법 선거운동 의혹으로 확대되는 양상이어서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전북예총 관계자는 “한국예총이 자신들이 심사를 두 번했다는 이유를 들어 전북예총 1차 심사를 무시하고 재심과 재 재심을 진행하겠다는 것은 규정을 무시한 발상”이라며 “이사회 승인만 받으면 정관과 운영규정을 묵살할 수 있다는 갑질이나 다름없다”고 맹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예총이 2차 분쟁위를 통한 재 재심을 진행하려는 의도는 특정인을 구제하기 위해 특혜를 주려는 불법 행위”라며 “분쟁위의 재 재심이 강행될 경우 모든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