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경제범죄형사부는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 수사 결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관련자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 6월 8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한 이재용 부회장. 사진=임준선 기자
검찰은 과거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흡수합병 과정에서 삼성그룹의 조직적인 부정거래행위, 시세조종, 업무상배임 등 각종 불법행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 및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최치훈·김신 옛 삼성물산 대표이사, 이영호 옛 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현 삼성물산 대표이사) 등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은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또 불법합병 은폐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부정을 저질렀다고 보고, 이재용 부회장, 최지성 전 실장, 김종중 전 팀장,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등을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그간 삼성 측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미래전략실이 관여한 바가 없고,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측은 “확보된 삼성 내부 문건 이메일 등 객관적 증거를 통해 합병의 목적, 경위, 시점, 합병비율, 효과 등의 실체를 확인한 결과 합병 관련 거짓 정보들을 공표해 투자자를 기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월 26일에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가 이재용 전 부회장에 대하 불기소 처분을 권고했다. 그러나 검찰은 내·외부 의견 청취 결과 △기업집단의 조직적인 자본시장질서 교란 범행으로 사안이 중대한 점 △객관적 증거로 입증되는 실체가 명확한 점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으로 사법적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는 점 △총수 이익을 위해 투자자 보호 의무를 무시한 배임 행위의 처벌 필요성이 높은 점 등을 종합해 기소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