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배우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촬영을 강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영화 ‘비상선언’ 측이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에 나섰다. 사진=쇼박스 제공
앞서 ‘비상선언’의 배급사인 쇼박스는 전날인 지난 8월 31일, “영화 ‘비상선언’과 관련하여 소식을 알려드립니다”라는 공식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전달한 바 있다. 이 보도자료에 따르면 쇼박스 측은 “최근 영화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가 외부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돼 검사를 받은 바 있다”며 “이 관계자는 보건 당국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즉시 예방적 자가 격리 조치에 들어갔으며 추후 영화에 참여하는 일정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성’ 판정자와 접촉한 경우 자가 격리 및 검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당국의 지침에 따라 이후 촬영팀은 더욱 철저한 방역 조치 하에 실내 세트 촬영을 진행했다”며 “그러나 최근 코로나19가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확산 추세에 있고, 강화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촬영을 진행함에도 불구하고 예상하지 못하는 외부 접촉 등을 통한 감염 위험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향후 촬영 지속 여부를 검토해 달라는 제작사 측의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다수의 인원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촬영 여건 등을 고려해 일정을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시점까지 촬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쇼박스 측의 입장이다.
당초 이 보도자료는 ‘비상선언’과 관련한 코로나19 이슈가 전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보내진 자료였기에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런 가운데 쇼박스 측이 내놓은 공식입장과 실제 상황이 달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촬영 강행’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 ‘비상선언’ 측은 이에 대해 “(확진자) 접촉 사실을 알면서도 촬영을 강행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애초에 확진자와 접촉한 배우가 방역당국으로부터 받은 통보 사실을 프로듀서 A 씨에게 알렸으나, A 씨가 한재림 감독 등 제작진에게 이를 전달하지 않아 제작진들은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촬영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후 뒤늦게 이 배우의 코로나19 검사를 알게되면서 즉시 촬영을 중단하게 됐다는 것이 ‘비상선언’ 측의 해명이다.
한편 ‘비상선언’은 국내 최초 항공 재난 영화로 제작비가 무려 275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블록버스터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월 크랭크인 한 이 영화는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국내외를 막론하고 내로라 하는 배우들의 라인업으로도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