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도 홍보대사 노정렬 씨와 용추계곡 정비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제공
[일요신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6월 “깨끗한 하천·계곡을 도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고 공언하면서 강력하게 펼친 ‘청정 하천·계곡 정비사업’이 수해 피해 저감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지사와 경기도는 현재까지 25개 시군 198개 하천·계곡의 불법시설물 1만 1383곳을 철거하고, 하천감시원과 하천계곡지킴이 등의 인력을 활용해 쓰레기 처리, 불법시설물 재발방지를 위한 감시활동 등을 펼쳐왔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11일까지 장마철 누적강수량과 비슷한 2013년도 장마철의 수해 피해 정도를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를 통해 비교 분석한 결과 수해 피해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시설물이 정비된 포천, 남양주, 광주, 가평, 양평 등 5개 시군의 하천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수해 피해 건수는 2건으로 2013년 8건보다 약 75%가 줄었다. 피해액도 2013년에는 6억 3600만 원이었지만, 올해는 3700만 원으로 약 94%가량 감소하는 등 과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구체적으로 포천 영평천, 남양주 구운천, 광주 번천은 2013년에는 약 2억 6900만 원 정도의 피해가 있었으나 올해는 없었다. 가평 가평천, 양평 용문천은 2013년에 약 3억 6700만 원의 피해가 있던 반면 올해는 약 3700만 원 정도였다.
이와 관련 경기도는 지난해 6월부터 실시한 ‘청정 하천·계곡 정비사업’을 통해 불법시설물을 선제적으로 철거한 결과로 보고 있다. 하천·계곡 내 평상·컨테이너 등의 불법시설물은 집중호우 시 물의 흐름을 방해, 수위를 상승시켜 홍수설계빈도 이하의 강우에도 쉽게 하천의 범람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호우에 떠내려 온 시설물은 교량 등에 걸려 하천구조물의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월류 현상을 발생시켜 인근 주택·농경지 등에 2차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
6월 25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가평 연인산도립공원 용추계곡에서 주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경기도 제공
경기도는 이번 정비사업으로 수해 피해가 거의 없었던 양주 석현천, 남양주 구운천, 양평 용문·사탄천, 동두천 동두천, 광주 번천 등을 대상으로 홍수시뮬레이션을 통해 하천수위와 유속을 예측했다. 그 결과 불법시설물 미정비 시 2차 피해유발 등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산간 계곡부의 6개 하천 모두 계획홍수량의 70% 이상의 수준으로 수위가 상승해 불법시설물이 위치한 지역 대부분이 침수됐고, 침수된 불법시설물은 3.0m/s 이상의 유속에 의해 하류로 떠내려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명 지사는 2일 “계곡정비가 불법시설물 정비에 도민 휴식공간 확보 효과만 있는 줄 알았는데 수해방지 효과도 컸다고 하니 망외소득도 적지 않았다”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나서 계곡정비에 협조해 주신 현지 도민들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경기도가 공권력을 통원해 우격다짐으로 강제철거한 줄 아시지만 실제로는 주민들께서 99% 자진 철거해 주셨다”며 “신속한 정비와 편의시설 설치, 공동체사업, 행정·재정·금융 지원 등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해 협조해 주신 현지 주민들의 삶이 신속히 정상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올해 가천, 포천, 용인 등 11개 시군, 13개 하천·계곡에 특별조정교부금 254억 원을 포함한 총 620억 원을 투입해 친환경 산책로, 수변데크, 휴식공간, 화장실, 주차장 등의 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계곡별로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정비 및 편의시설 설치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신속히 사업이 추진되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상권 활성화를 위해 특성화사업을 추진하고 주민자치조직 등의 마을 공동체 활동도 지원할 계획이다.
손시권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