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에서 송지효는 꿈과 사랑을 모두 쟁취하는 당찬 걸크러쉬 매력의 소유자 ‘노애정’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 아이엔지 제공
― ‘우리, 사랑했을까’ 종영을 맞이한 소감은.
“종영까지 무사히 마쳤는데요, 마지막 촬영 당시엔 ‘드디어 끝났다’는 마음에 속이 후련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매일 현장에서 보고 함께 고생한 감독님, 배우 선후배님들, 모든 스태프 분들과 헤어진다는 생각에 ‘이제 진짜 끝인가’ 하는 아쉬운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5개월의 시간 동안 당찬 슈퍼 워킹맘 ‘노애정’ 캐릭터로 살아왔다. 송지효가 생각한 ‘노애정’은 어떤 캐릭터였으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맞춰 연기했는지.
“제가 생각한 애정이는 밝고 사랑스럽기도 하지만, 꿈과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 줄 수 있는 매우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캐릭터였어요.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직접 몸을 부딪히며 위기를 개척하는 인물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억척스럽게 보이지 않으려고도 했어요. 전체적으로 애정이가 우리 삶에 있을 법한 캐릭터로, 현실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 이번 작품에서 기존 로코물과 다른 4대 1 ‘다각 로맨스’ 연기를 한 소감이 궁금하다. 연령대가 비슷한 배우들이 모인 촬영장이라, 현장 분위기도 좋았을 것 같은데.
“저도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신선한 경험을 한 것 같아요. 그 동안은 보통 작품 속에서 러브라인이 짝사랑이거나, 삼각라인을 연기했다면, 여기서는 4명의 매력적인 남자들과 얽혔죠. 그래서 촬영할 때 마다 분위기나 케미가 다 달랐어요. 아무래도 대오와는 티격태격하는 사이였고, 류진과는 좋아하는 선후배 관계, 연우는 귀여운 동생이지만 딸 하늬의 담임, 파도와는 무섭지만 든든한 애정이의 지원군이자 친구였기에 각자 다르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송지효에게도 ‘우리, 사랑했을까’와 같은 4대 1, 다각 로맨스는 처음이었다고.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 아이엔지 제공
― 드라마 속 가장 기억에 남은 명장면, 혹은 대사가 있다면.
“13회에서 애정이가 대오에게 ‘나 너한테 의지할 생각 추호도 없어. 내 꿈은 원더우먼이지. 신데렐라가 아니거든’ 이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는데요. 그게 지금 기억에 남아요. 원더우먼이 되고 싶다는 멘트는 제게도 의외였죠. 애정이가 참 내면이 단단하고 의지가 강한 캐릭터라고 생각하게 된 대사였다고 생각해요. 애정이 특유의 걸크러시 매력을 함축해서 보여주는 대사가 아니었나 싶어요.”
― 최근 개봉한 영화 ‘침입자’에서 서늘하면서도 반전있는 캐릭터로 호평 받았고, 데뷔작인 ‘여고괴담3: 여우계단’ 이후로 꾸준히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 이번 드라마에서 영화를 만드는 꿈을 끝까지 사수하는 노애정의 열정을 연기하면서,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로서 어떤 감회가 있었는지.
“제가 이전 드라마인 tvN ‘구여친클럽’도 그렇고, 영화PD 직업 역할을 두 번 했더라구요. 저는 배우이지만, 작품을 통해 드라마나 영화를 직접 만드는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 이제는 양 쪽의 상황을 너무 잘 알겠는 거에요. 제가 가장 잘 아는 분야이다 보니 아무래도 감정이입도 더 잘 됐구요. 이번 작품에서 애정이가 ‘꽃보다 서방’, ‘사랑은 없다’ 제작을 위해 발로 뛰는 상황을 연기하다 보니 저도 작품 제작하는 분들의 마음을 더 체험했고, 하나의 작품이 나오기까지 작은 부분부터 모든 수고로움을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송지효는 데뷔작인 ‘여고괴담3: 여우계단’ 이후로 꾸준히 다양한 영화에 출연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 아이엔지 제공
― 이번엔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와도 만났다. 실제 체감한 반응이 있는지.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것도 제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는데요, 본 방송 외에도 정말 다양한 국가의 해외 시청자 분들이 실시간으로 보내주시는 반응을 보면서 저도 신기했었어요. 다 함께 본방사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우리, 사랑했을까’에서 밝고 긍정적인 노애정 캐릭터 말고, 그녀와 닮은 꼴이자 묘한 매력을 지녔던 홍콩 24K보스의 여인 ‘담자이’ 캐릭터도 빼놓을 수 없다. 한 작품 속에서 냉탕과 온탕 성향을 오가는 1인2역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노애정 아닌 담자이 캐릭터 연기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애정이가 요리조리 튀는 캐릭터라면, 담자이는 묵직한 존재감에 차분한, 여장부 같은 느낌이었죠. 분장하면서도 자칫 애정이로 보이지 않기 위해 담당 스태프들과 얘기를 많이 나눈 것 같아요. 그렇지만, 홍콩 조직에 몸담은 여인이다보니 매끄럽게 외국어 대사를 해야 하는데 시간여유가 넉넉치 않아 아쉽게도 더빙을 해야 했어요. 다시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는 더빙 없이 제대로 해보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작품을 애청한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그동안 ‘우리, 사랑했을까’를 함께 시청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로코물이었는데, 고군분투하는 애정이를 아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 덕분에 좋은 기운을 얻어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또 기회가 된다면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