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지 주인 커크 매테스와 ‘미스터리 금고’. 사진=유튜브
농경지 주인인 커크 매테스 역시 영문을 모르긴 마찬가지다. 그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누가 언제 금고를 갖다 놓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하면서 어리둥절해 했다. 하지만 사실 이보다 사람들이 더 궁금해 하고 있는 것은 따로 있다. 과연 금고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하는 것이다. 더욱이 금고에 붙어 있는 수상한 쪽지에 “이 금고를 열면 안에 있는 것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고 적혀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궁금증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궁금증에도 매테스는 결국 금고를 열지 않기로 결심했다. 금고를 강제로 열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을 말리느라 진땀을 빼야 했던 매테스는 “사람들이 쇠망치를 들고 와서 다이얼과 손잡이를 부수거나 경첩을 두드려서 박살내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차라리 그냥 내버려두는 게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금고를 열면 이 쇼는 끝난다. 요즘처럼 바이러스와 정치 문제로 시끄러울 때는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나 고민을 제쳐놓고 금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더 낫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고가 발견되자 한동안 코로나19 때문에 우울해하고 있던 사람들은 모처럼 금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활기를 되찾았었다.
현재 이 금고는 매테스의 헛간으로 옮겨져 있는 상태다. 하지만 그는 머지않아 금고를 또 다른 곳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고를 몰래 열거나 훔치려는 사람들이 사유지로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아니면 지역 역사 박물관에 기증할 수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에는 어쩌면 금고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영원히 모를 수도 있다.
이에 지역 주민인 신디 밴리쉬아웃은 “금고 안에 수백만 달러가 들어있을지, 아니면 색종이 조각들이 한다발 들어있을지 그건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그냥 상상에 맡기자”라고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