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복무 동안 작품을 내놓아도 공백 여파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스타 탄생도 거듭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아무리 톱스타라도 해도 2년의 빈자리는 그 위치가 흔들릴 수도 있는 시간이다. 때문에 박보검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과연 그 공백의 후광효과를 톡톡히 받을 수혜자가 누구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미 군 복무를 마친 ‘군필’ 스타부터 ‘미필’ 스타까지 저마다 실력과 매력으로 박보검의 자리를 공략한다.
김수현이 군 복무를 시작할 무렵, 당시 막 떠오르던 박서준이 수혜를 받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고 예상은 적중했다. 박보검이 군에 입대하면서 역시 ‘군필’인 장동윤에게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사진=영화 ‘뷰티풀 데이즈’ 홍보 스틸 컷
박보검뿐 아니라 최근 드라마와 영화 주연으로 활약한 연기자 우도환(28)도 지난 6월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복무를 시작했다. 우도환 역시 연예계를 대표하는 20대 스타로 꼽혀왔고 입대 직전까지 새로운 드라마 주연을 맡기로 하는 등 활약을 이어가던 참이었다. 광고까지 두루 섭렵한 스타라는 점은 박보검과도 비슷하다. 맹활약한 이들의 군 복무가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먼저 일찌감치 복무를 마친 군필 스타들에 시선이 향한다. 이미 비슷한 선례도 있다. 2017년 배우 김수현이 영화 ‘리얼’을 마치고 입대해 2년의 군 복무를 시작할 무렵, 당시 막 떠오르던 박서준이 수혜를 받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주목받기 전까지 비교적 오랜 무명 기간을 보낸 박서준은 군복무를 일찍 마친 상태였기에 여유로운 상황에서 활발히 작품 활동을 벌일 수 있었다.
1992년생 연기자 장동윤도 그 길을 따른다. 지난해 KBS 2TV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앞서 이나영 주연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당초 연기자를 꿈꾸지 않았고, 한양대 재학 시절 거리에서 도둑을 잡은 일화로 TV뉴스에 출연하면서 이를 본 매니저에 의해 연예계에 데뷔한 만큼 군복무도 또래처럼 대학 시절에 일찍 마쳤다. 우도환과 동갑인데도 군필이란 사실이 장동윤에 기대를 갖게 한다.
‘녹두전’ 이후 그는 방송가와 영화계가 주목하는 20대 배우로 급부상하고 있다. 곧장 OCN 드라마 ‘써치’ 주연을 맡아 10월부터 시청자를 찾는다.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장르로 올해 하반기 방송을 계획한 드라마 가운데 주목받는 작품이다.
아직 군대 입대까지 시간 여유가 있는 ‘미필’ 스타들의 수혜도 예상된다. 입대 전까지 어떻게든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참여하면서 배우로 인지도를 쌓고 실력을 보여주려고 나서고 있다. 연기자 남주혁이 대표주자이다. 1994년생으로 입대까지 여유가 남은 그는 쉼 없는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기자 수지와 호흡을 맞춰 현재 tvN 드라마 ‘스타트업’ 촬영에 한창이고, 정유미와 촬영을 마친 넷플릭스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도 오는 25일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한다. 배우 한지민과 호흡한 영화 ‘조제’, 이성민과 작업한 ‘리멤버’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최근 드라마가 대부분 사전 제작으로 이뤄지는 만큼 군입대하는 스타들도 복무 전 시기를 최대한 조율해 작품을 촬영해놓는 방식으로 공백을 어떻게든 줄이려고 한다”며 “스타들 입장에선 팬덤과의 소통이 중요하기에 입대를 준비하면서는 여러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옹성우는 이달 방송하는 JTBC 드라마 ‘경우의 수’에서 애틋하고 풋풋한 청춘 로맨스를 완성한다. 사진=JTBC ‘경우의 수’ 홈페이지
한쪽에서는 막강한 팬덤을 구축한 아이돌 그룹 출신의 연기자들이 신진 물결을 형성하고 있다. 과거 ‘연기하는 아이돌’ 등 수식어가 따랐지만 최근에는 이런 구분이 무너진 것도 사실이다. 이에 힘입어 아이돌은 연기자로 안착해 20대 스타의 한 축을 맞고 있다. 1995년생 옹성우와 1996년생 로운, 1997년생 차은우가 눈에 띄는 주인공이다. 아이돌 그룹 멤버로 화려한 무대에 오르면서도 차근차근 연기 경력까지 쌓아 나란히 로맨스 드라마 주연으로 안착하고 있다.
박보검이 8월 31일 군에 입대했지만 입대 전에 촬영을 마친 tvN 드라마 ‘청춘기록’이 곧 방영을 시작하며 군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tvN ‘청춘기록’ 대표 이미지
그룹 SF9 멤버 로운의 ‘상승세’와 아스트로 차은우의 ‘굳히기’도 주목할 만하다. 그룹 활동을 통해 쌓은 팬덤을 연기활동으로 탄탄히 다진 이들은 흡사 순정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수려한 외모까지 갖춰 로맨스 장르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로운은 JTBC 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차은우는 tvN 드라마 ‘여신강림’의 주연을 맡았다. 각각 웹소설과 웹툰을 드라마로 옮기는 만큼 팬들은 원작 캐릭터와의 높은 ‘싱크로율’에 주목해 최적의 캐스팅이라고 반기고 있다.
복무를 시작한 박보검도 7일부터 드라마 ‘청춘기록’을 선보인다. 특히 박보검은 ‘청춘’이라는 작품의 제목을 두고 “청춘이란 나이를 떠나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 그 자체”라며 “꿈이 있는 또래들처럼 현실적인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했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