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상소문 형식의 올라온 ‘진인 조은산이 시무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세로드립으로 ‘현미’ ‘해찬’ ‘미애’가 보인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글의 일부 문장은 세로드립(가로 글 문장들의 첫 글자를 조합하면 다른 단어 혹은 문장이 나타나게 하는 일종의 말장난)으로 구성해, 자신이 비판하고자 하는 대표적 여권 정치인을 겨냥했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의 이름을 딴 것.
김현미 장관에 대해서는 ‘현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 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으며’라는 문장으로 표현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었다.
이해찬 전 대표를 향해서는 ‘해 괴한 말로 백성들의 기세에/ 찬 물을 끼얹고’라고 적었다. 민주당이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 논의를 꺼내드는 과정에서 이해찬 전 대표가 “서울시처럼 천박한 도시 만들면 안 된다”라고 말해 구설에 오른 것을 언급했다.
추미애 장관은 ‘미 천한 백성들의/ 애 간장을 태우고 있사온데’라고 써 문장을 완성했다. 국회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논의하는 과정에 추미애 장관이 의견을 제시해 혼란을 가중시킨 것을 지적했다.
이들 세 명은 문장이 연달아 이어져있다. 또한 이들은 겨냥한 문장은 첫 자와 두 번째 글자 사이를 띄어 써 읽는 사람들이 세로드립을 의도하고 알아채기 바랐다고 볼 수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상소문 형식의 올라온 ‘진인 조은산이 시무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세로드립으로 ‘조국’이 보이지만 글쓴이가 의도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다만 조국 전 장관은 의도적으로 겨냥한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조정의 대신 열 중 셋은 허황된 꿈을 좇아/ 국사를 말아먹는 이상주의자요’라는 문장이 세로드립으로 조국 전 장관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앞서 세 명을 지목한 문장들이 나란히 배치된 것과 달리 사이에 거리가 있다. 또한 첫 글자와 두 번째 글자도 붙여 썼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