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 양촌리 적치장에서 선별된 모래와 자갈이 반출되고있다.
[일요신문=여주] 21억 상당의 완제품 골재(모래, 자갈)를 준설토(원석)로 둔갑시켜 헐값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는 여주시가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가 두 차례 연속 보도(8월25일, 8월27일)를 통해 지적한 여주시 준설도 관련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주시는 P업체와 수의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잔여 준설토 귀속물량을 감정도 없이 헐값에 매각했다. 당시 여주시에 귀속된 물량에는 소유권 분쟁을 겪고 있던 완제품이 15만㎥나 있었지만 여주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가 완제품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는 정황은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완제품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업체와 마을 주민이 모래가 반출되는 것을 확인하고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고 시와 수의 계약한 P업체는 선별 파쇄 실적을 단 한 번도 신고하지 않았다. 즉 여주시가 감정도 없이 넘긴 물량에 완제품이 있었다는 지적이 사실로 확인되는 내용이다.
P업체에 골재선별·파쇄 신고필증을 내준 여주시 담당 직원 역시 “해당 업체의 장비가 아직 현장에 설치되지 않았고 선별·파쇄 실적도 보고 되지 않았다”며 “P업체는 현재 완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P업체가 준설토를 가공해 완제품 골재를 생산하지 않았다는 명확한 증거다.
또한 지난 9월 2일 여주시의회 김영자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이항진 시장이 조장하고 묵인한 수의계약”이라며 P업체에 특혜를 몰아준 여주시의 비위행위를 지적했다. 이어서 김 의원은 “P업체가 수의계약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혜를 받아 헐값에 계약을 맺었고 이 과정에서 탈세, 부당이득, 배임, 직무유기 등의 불법 행위가 발생했다”며 현장검을 통해 바로잡을 것을 요구했다.
이처럼 여기저기에서 준설토 수의계약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여주시는 ‘모르쇠’로만 일관하고 있다. 해당 부서인 골재자원팀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취재를 거부하고 있고 현장 검증을 하자는 민원인의 요구도 묵살하고 있다.
사실 골재 관련 일을 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선별된 모래와 자갈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해당 현장인 양촌 적치장에는 이전 계약자가 선별해 놓은 완제품이 산처럼 쌓여 있었기 때문에 현장 검증을 통한 사실 확인은 쉽게 끝날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여주시는 끝까지 현장 검증을 거부하고 있고 헐값 수의계약에 이어 준설토 관련 불법 정황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동안 P업체는 자신들이 생산하지도 않은 모래와 자갈을 계속 반출하고 있다.
P업체가 반출하고 있는 완제품 골재들은 소유권 분쟁이 진행 중인 물건이다. 따라서 소송결과에 따라 P업체의 골재 반출은 절도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 또한 완제품 골재 존재가 확인된 만큼 여주시는 무상증여에 따른 탈세 혐의나 이를 묵인하고 방조한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이 따를 것이다.
여주시 준설토 관련 문제는 파면 팔수록 새로운 논란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여주시가 더 큰 논란을 막기 위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기보단 사실확인을 통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선민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