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중순 출시될 성인영화 <숏컷츠 3-D> DVD의 맛보기 장면이다. 이 장면은 사실 별로 인상 깊을 게 하나도 없다. 웬만한 성인영화에서는 이미 한 번쯤 등장했던 평범한 장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식상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당신이 3D 안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3D 안경을 쓰고 나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프랑스 출신의 감독인 톰 스리딕스는 “마치 손을 뻗으면 여성의 몸을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라고 말한다. 포르노 업계 최초의 가장 생생하고 실감나는 3D 영화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는 스리딕스 감독은 “포르노계의 <아바타>로 불리게 될 것”이라며 뿌듯해하고 있다.
스리딕스 감독이 이 영화를 제작한 건 사실 오래 전이다. <아바타>보다도 훨씬 먼저 출시할 수 있었는데도 뜸을 들인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아바타>가 하루빨리 개봉하길 손꼽아 기다려왔다”고 말하면서 “<아바타> 성공에 편승하면 훨씬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아바타>의 대성공으로 3D 영화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뜨거워진 것은 물론,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3D TV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를 타깃으로 TV로 즐길 수 있는 3D 영화가 속속 만들어지고 있으며, 오는 남아공 월드컵 중계 또한 3D로 시청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포르노 시장도 3D 영화의 기술변화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쿠엔틴 타란티노, 가스파 노에, 틴토 브라스 등의 유명 감독들도 언젠가 3D 성인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특히 <칼리귤라>의 감독인 브라스는 “꼭 <칼리귤라>를 성인영화 버전으로 리메이크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만일 만든다면 3D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제 육감적인 여성들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뜨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한 환상에 빠질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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