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 전직 이사장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회계 부정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지 4개월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윤 의원이 5월 29일 국회에서 정의연 활동 기간에 불거진 부정 의혹에 대해 입장 발표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최지석 부장검사)는 14일 윤 의원을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지방재정법 위반,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상 횡령, 업무상 배임 등 8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윤 의원은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운영하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법률상 박물관 등록 요건인 학예사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학예사가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 신청해 등록하는 방법으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로부터 3억여 원의 보조금을 부정 수령했다.
또 다른 정대협 직원 2명과 공모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여성가족부의 ‘위안부 피해자 치료사업’과 ‘위안부 피해자 보호시설 운영비 지원사업’에 인건비 보조금 신청을 하는 등 총 7개 사업에서 총 6500여만 원을 부정 수령했다.
검찰은 정대협 상임이사이자 정의연 이사인 A 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윤 의원과 A 씨는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않은 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단체 계좌로 총 41억 원의 기부금품을 모집하고, 해외 전시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나비기금과 김복동 할머니 장례비 명목으로 1억 7000만 원의 기부금품을 등록 계좌가 아닌 개인 계좌로 모금한 혐의(기부금품법 위반)를 받는다.
윤 의원이 개인 계좌를 이용해 모금하거나 정대협 경상비 등 법인 계좌에서 이체 받아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임의로 쓴 돈은 1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의연과 정대협의 부실 회계 의혹은 지난 5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불거졌고, 이후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 문제들이 제기됐다.
검찰은 지난 5월 11일 시민단체들이 정의연 부실 회계와 후원금 횡령 의혹, 안성 쉼터 매입·매각 의혹과 관련해 전직 이사장인 윤 의원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고발하자 같은 달 14일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