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천안함 침몰사건과 함께 일본에서 느닷없이 떠오른 것이 바로 그녀의 ‘북한 납치설’이다. 도쿄 공안국 관계자는 “실은 기타조선(北朝鮮 : 일본에서 북한을 가리키는 말)에 납치된 것이 아닐까 하고 정보수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나하시가 연락이 두절된 것은 1월 1일. 그녀를 봤다는 횟집 주인이나 버스운전사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녀가 실종된 위치를 추적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런데 그녀의 실종시간이 불확실한 점과 한국 측이 실종위치를 강릉과 서울 중 한 곳으로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 일본 여론에서 ‘북한 납치설’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일본 대중지 <주간문춘>의 한국 특파원은 4월 29일자의 기사에서 “다나하시가 방문했던 강릉시는 1996년에 큰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 곳이다. 북한의 잠수함이 몰래 들어와 공작원들이 상륙. 그중 11명이 자결했고, 도망친 공작원과 한국군의 총격전이 펼쳐지기도 했던 ‘강릉무장공비사건’이 벌어진 곳”이라고 말하며 사건을 더욱 ‘북한 납치설’로 몰아가고 있었다.
도쿄 공안국 관계자 역시 “평범한 실종사건으로 생각하기에는 의문스러운 점들이 몇 가지 있다. 납치 가능성도 버리지 않고 한국과 함께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강릉무장공비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사실상 다나하시가 최후로 목격된 주문진에서 차로 약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도대체 강릉에서 북한에 의한 납치가 있을 수 있는 일일까. 이에 대해 한국정보당국 관계자는 “강릉무장공비사건이 일어났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강릉지역에서 납치피해를 입은 한국 국민도 없는데 지금 뭣 하러 북한이 일본인 여성을 납치하겠는가”라며 잘라 말했다.
김지혜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