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캠브리지의 바브래햄 연구소와 독일 본 대학의 연구진들이 공동 연구한 바에 따르면 자상한 남편을 만드는 마법의 열쇠는 다름 아닌 ‘옥시토신’에 있다. 일명 ‘섹스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옥시토신은 남녀가 성관계를 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여성의 임신과 출산과도 관련이 있어 임신부가 아이를 낳을 때 자궁의 근육을 수축시켜 원활한 출산을 돕는 역할을 한다. 산모의 모유가 분비되는 것 역시 옥시토신 때문이다.
이밖에도 옥시토신은 타인에 대해 믿음과 확신을 느낄 때 분비되며, 따라서 옥시토신이 많이 분비되면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지고 공감대가 형성된다. 즉 다른 사람에 대한 동정심이 많고 다정다감한 사람일수록 옥시토신이 더 많이 분비된다.
그렇다면 남편 혹은 남자친구에게 옥시토신이 많이 분비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해결하고자 개발된 것이 바로 ‘옥시토신 스프레이’다. 이 스프레이를 코에 대고 한 번 또는 두 번만 누르면 그 어떤 남성이라 할지라도 금세 자상남으로 변한다. 천하의 남성우월주의자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결과는 연구진이 실시한 실험에서도 잘 드러난다. 옥시토신 스프레이를 코 속에 뿌린 24명의 남성과 가짜 스프레이를 뿌린 24명에게 같은 사진을 보여준 결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피실험자들에게 보여준 사진들은 울고 있는 소녀, 고양이를 안고 있는 소년, 흐느끼는 남자 등 모두 감정을 자극하는 것들이었다. 사진을 본 피실험자들은 사진을 보고 감정이입의 정도를 표현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놀랍게도 옥시토신 스프레이를 투여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감정이입을 보였다. 몇몇의 경우에는 심지어 여성 수준의 감정이입을 보이기도 했다.
연구진들은 앞으로는 이 스프레이 하나만 있으면 그 어떤 무뚝뚝한 남자도 순식간에 자상하게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자친구 혹은 아내와 함께 멜로 영화를 보고, 쇼핑을 하는 등 여자들이 즐기는 일도 기꺼이 함께할 수 있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스프레이의 지속 시간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과연 하루종일 집안일을 거들어줄 만큼 효과가 오래 지속될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옥시토신 성분은 자폐증이나 정신분열증 환자를 치료하는 데에도 사용될 전망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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