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9월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현재도 SK계는 친문(친문재인)계를 빼면 여당 핵심 계파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4선의 김영주(서울 영등포갑)·안규백(서울 동대문갑) 의원을 비롯해 3선의 이원욱(경기 화성을), 재선의 김성주(전북 전주병) 의원이 SK계의 핵심이다.
문재인 정부의 제2대 국무총리로 지명됐었던 김진표(4선·경기 수원무) 의원과 박병석(6선·대전 서구갑) 국회의장 등도 SK계에 포함된다. 친문 핵심인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이사장도 SK계로 분류된다. 특히 최 수석이 청와대에 입성하면서 SK계의 위력은 다시 증명됐다. 정치권 안팎에선 ‘친문 비서실장(노영민)’과 ‘친정(친정세균) 정무수석’의 전면적인 결합이라고 해석했다.
당 인사들도 주요 요직을 꿰찼다. 김영주 의원과 안규백 의원은 지난 8월 29일 당 대표 경선 당시 ‘전국대의원대회 의장’과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을 각각 맡았다. 김성주 의원은 당 전북도당위원장으로 추인됐다. 여권 한 관계자는 “SK계의 세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당·정·청 간 핵심적인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광주시장 하마평에 오른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원혜영(5선)·백재현(3선) 전 의원 등도 SK계로 분류된다.
하지만 차기 대선 과정에서 SK계가 변수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8·29 전당대회 때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SK계였던 이원욱 의원(11.43%)은 최고위원 입성에 실패했다. 이 의원은 정 총리의 고려대 직속 후배다. 2012년 정 총리가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했을 때 캠프 대변인을 맡았다.
당 내부에선 “이 의원이 반이재명 정서의 괘씸죄로 낙선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SK계의 위상 약화를 부인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보좌관은 “이 의원이 전당대회 초반부터 당원을 비롯한 조직표 관리에 돌입했다”며 “그가 수도권 의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고위원 입성의 실패는 의외의 결과”라고 전했다.
이를 SK계의 내부 결속 약화와 연결 짓는 이들도 적지 않다. SK계는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 때 여당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에 잔류한 친노 인사 중 일부가 세를 규합하면서 계파를 형성했다.
정 총리는 호남(전북)에 지역 기반을 둔 유일한 친노 중진이었다. SK계는 이 같은 차별성을 바탕으로 정치적 어젠다마다 친노계와 결합하기도, 각을 세우기도 했다. 다만 이는 SK계의 한계로도 꼽힌다. SK계가 당 성골인 친문계나 운동권 그룹 등과 결합 없이 독자생존을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라는 얘기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