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영화 ‘소리도 없이’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홍의정 감독과 배우 유아인, 유재명이 참석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21일 열린 영화 ‘소리도 없이’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유아인은 “홍의정 감독님에 대한 기대감과 시나리오에 대한 놀라움이 선택의 가장 큰 이유였다”고 영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시나리오가 아주 놀라웠다. 쇼킹했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아주 특수했다”며 “너무 극적이고 드라마틱하지 않은, 일상적일 수 있고 익숙할법한 이야기를 어떻게 이렇게 조합해서 이상한 부위를 찌르는걸까, 마음을 자극하는걸까 싶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SF단편 ‘서식지’로 호평을 받았던 홍의정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 유아인은 ‘소리도 없이’에 대해 “쇼킹한 작품”이라는 한 마디로 정의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특히 유아인은 작품 속 범죄 조직의 소리 없는 청소부 ‘태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완벽한 캐릭터 변신을 위해 삭발과 15kg 체중 증량을 강행하는 한편, 러닝타임 내내 어떤 대사도 하지 않는 침묵의 캐릭터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유아인은 “태인은 말이 없는 캐릭터”라고 소개하며 “소리를 못 내는 건 아닌데 과거의 일을 통해서 세상에 표현하기를 거부하는 인물, 소통하는 걸 거부하는 인물이다. 대사가 없어서 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도전이었다”고 설명했다.
유아인과 첫 호흡을 맞춘 유재명은 범죄 조직의 또 다른 청소부이자 ‘말 많은’ 창복 역을 맡았다. 누구보다 근면성실하게 사건의 뒤처리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신앙심 깊은 독특한 캐릭터로 공개 전부터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유재명은 “소중한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읽는데 묘한 경험을 했다”며 “(이야기에)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었다. 상징도 강하고, 담백하기도 하고 강렬하기도 했다”고 영화에 대한 첫 인상을 밝혔다.
러닝타임 내내 무(無)대사로 일관하는 유아인과 달리 유재명은 ‘말 많은’ 창복 캐릭터로 눈길을 끌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유아인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처음 만났을 때 ‘팬이다’라고 고백했다. 동료로도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며 “함께 하면서 정말 잘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유아인 역시 “유재명 선배가 격없이 대해주셨다. 참 특별한 선배였다”며 “선배가 처음에 ‘팬이다’라고 해주셔서 민망하기도 했지만 감사했다. 나이 차가 나는 선배지만 불편함이 없었던 것 같다”며 주거니 받거니 칭찬을 이어갔다.
이날 제작보고회에 함께한 홍의정 감독은 “이분들과 작업한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오랜 기간 두 배우의 팬이었고, 시나리오를 쓸 때 이뤄지지 않을 것 같지만 꿈꿨던 바람이 현실이 됐다”며 설레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유재명은 “(감독님은)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것도 편견일 수 있겠지만 이런 장르 영화를 쓴다는 점에 대해 무서운 사람이라는 편견을 가졌다”며 농담 섞인 진담을 건넸고, 유아인은 “무서운 글을 쓴 무서운 사람”이라며 유재명의 평가에 한 숟가락을 더 했다.
한편 홍의정 감독의 첫 상업 영화 연출작이자 유아인-유재명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영화 ‘소리도 없이’는 오는 10월 개봉 예정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