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은 전남의 순천고와 전북의 전주고 출신이 각각 6명으로 가장 많았다. 9월 1일 정기국회 개원식. 사진=이종현 기자
2016년 20대 국회에서 가장 많은 국회의원을 배출한 고등학교는 경기고였다. 13명의 국회의원이 경기고 출신이었다. 민주당이 5명,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4명, 국민의당 2명, 무소속과 정의당이 각각 1명씩이었다. 이어 대전고가 7명으로 뒤를 이었다. 경남고 경북고 광주제일고 전주고 중동고가 6명으로 공동 3위였다.
지난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77석을 쓸어 담으며 거대여당이 됐다. 그래서인지 민주당의 주요 거점지인 호남 지역의 고등학교에서 많은 의원들이 나왔다. 1위였던 경기고는 3명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전주고는 김성주 소병훈 이상직 이용호 양기대 윤준병 의원이 나왔다. 김성주 소병훈 이상직 이용호 의원은 재선, 양기대 윤준병 의원은 초선이다.
두 학교 모두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 위치해 있다 보니, 김웅 이용호 의원을 제외한 10명 의원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 경우 민주당 복당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야당 의원은 김웅 의원뿐인 셈이다.
다음으로 21대 의원 중 많은 졸업생을 배출한 학교는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마산고다. 설훈(5선) 윤한홍(재선) 서일준 이해식 최형두(초선) 의원 5명이다. 마산고는 설훈 이해식 등 민주당 소속 의원이 2명, 윤한홍 서일준 최형두 등 국민의힘 의원이 3명이었다.
이어 대통령과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3부요인을 모두 배출한 ‘명문’ 대구 경북고와 부산의 경남고가 각각 4명으로 뒤를 이었다. 부산의 브니엘고도 4명을 기록했다.
경북고 출신은 김희국 류성걸 송언석 권칠승 의원으로 모두 재선이다. 국민의힘 텃밭인 TK 지역 학교인 만큼 권칠승 의원만 민주당 소속이다. 권칠승 의원은 ‘친문 핵심’으로 이낙연호의 첫 수석사무부총장으로 임명됐다.
경남고는 서병수 조경태 의원 등 5선 중진이 두 명이나 졸업했다. 이외에 재선의 박성중 의원과 초선의 하영제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국민의힘 3선 중진 하태경 이채익 의원을 비롯해 초선 백종헌 의원은 브니엘고 출신이다. 민주당에서는 서울 성북갑에서 당선된 초선 김영배 의원이 그 학교를 나왔다.
경북고 경남고 외에 3부요인을 모두 배출한 ‘명문’ 3개 학교 중 하나인 서울의 경기고는 4선 박진 의원과 초선 유상범 조태용 의원 3명이 졸업생으로 이름을 올렸다. 경기고를 포함해 중동고 창덕여고(서울) 유신고(경기) 원주고(강원) 대전고 제천고 천안중앙고 청주고(충청) 경북사대부고 부산동고(영남) 광주제일고 살레시오고 전라고(호남) 등이 3명의 의원을 배출했다.
고등학교 소재지로 분류하면 69명의 의원이 서울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해 서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김진표(경복고) 정진석(성동고) 조정식(동성고) 심상정(명지여고) 권영세(배재고) 홍문표(한영고) 우상호 김교흥(이상 용문고) 박주민(대원외고) 의원 등이다. 정당별로 민주당 소속 의원이 42명, 국민의힘 18명, 정의당 3명, 무소속 3명, 열린민주당 2명, 시대전환 1명으로 구성됐다.
이어 부산이 20개 학교에서 32명이 졸업해 2위를 기록했다. 김기현 김도읍 박수영(부산동고) 윤영석(동인고) 한정애(해운대여고) 김병욱 운건영(이상 배정고) 박재호 신원식(이상 부산동성고) 이용우(가야고)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부산은 국민의힘 의원이 21명으로 민주당(11명)보다 많았다.
대구 지역 고등학교 졸업생은 28명, 광주와 전북이 각각 25명, 경기 23명 등으로 뒤를 이었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홍준표 의원이 각각 대구의 능인고와 영남고를 나왔다. 광주에서는 송영길 의원이 광주대동고를, 이낙연 의원이 광주제일고 출신이다. 전북 지역에서 홍영표 의원이 익산시의 이리고를, 진선미 의원이 순창군의 순창여고를 졸업했다. 경기도에서는 안민석 김민기 의원이 각각 수원의 수성고와 유신고 출신이다.
또한 경남 지역 고등학교 졸업생이 19명, 대전과 전남이 각각 12명, 강원 10명, 경북과 충남 충북 인천 각각 8명, 제주와 울산 각각 3명 순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 교육과정을 이수한 의원들도 있었다. 박덕흠 박범계 김철민 최종윤 허종식 의원 등 5명이었다.
박범계 의원의 양친은 소아마비를 앓는 1급 장애인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아버지는 집을 나가 행방불명이 되고, 상경해 달동네에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박 의원은 한동안 방황하며 소위 ‘문제학생’이 됐고, 남강고 2학년 재학 막바지인 1980년 2월 구타 당한 친구를 위해 나섰다가 폭력사건에 연루돼 자퇴를 해야 했다. 학교를 그만둔 박 의원은 좌절의 시절을 보내다가 ‘이대로 인생을 끝낼 수 없다’는 생각에 검정고시로 고졸 학력을 얻었고, 이후 보충역 만기전역 후 연세대 법대 85학번으로 입학했다.
최종윤 의원은 고교 1학년 과정을 마치고 학교를 자퇴, 검정고시를 거쳐 1983년 고려대에 입학한다. 그 이유에 대해 최 의원은 틀에 박힌 중·고등교육에 대한 회의와, 조금이라도 빨리 제대로 된 세상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62년 전남 완도군에서 태어난 허종식 의원의 경우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를 중퇴, 이후 검정고시를 통해 고졸 학력을 받았다.
박덕흠 의원은 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이수한 이유에 대해 따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박 의원은 학력과 관련해 과거 한 언론에 “학창시절을 너무 힘들게 다녀 말하고 싶지 않다”고 인터뷰를 거절한 바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