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추석 명절을 그냥 보낼 수는 없다. 뭐니 뭐니 해도 명절은 평소 접할 수 없던 음식을 맛보는 날이다. 아무리 ‘집콕’에 집중한다고 해도 늘 먹던 음식을 먹을 수 없고, 배달음식에만 의존하기도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여유를 갖고 평소 욕심냈던 특별한 요리에 한번쯤 도전해봄직한 최적의 시기다. 어떤 음식을 만들지 고민이라면 지금 SNS에 접속해 ‘성식영’과 ‘옥주부’를 검색하자. 유명한 셰프 못지않은 실력으로 집에서 뚝딱뚝딱 각종 음식을 만들어내는 두 사람에게 붙은 새로운 별칭이다.
정종철은 한창 성장하는 자녀들을 위한 건강밥상 중심이다. 한창 먹성 좋은 세 자녀를 위해 정종철이 매끼 정성들인 집밥 메뉴를 내놓고 있다. 정종철이 아이들에게 회를 떠주고 있는 모습. 사진=‘살림왕 옥주부’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요즘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수 성시경과 개그맨 정종철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외식사업가 백종원이나 각종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는 최현석, 샘킴, 레이먼킴 등 스타 셰프들이 ‘경쟁심’을 느낄 만큼 탁월한 실력과 감각을 자랑하면서 시선을 붙잡는다. 한식은 물론 양식, 중식도 거뜬하다. 숨어있던 ‘요리 고수’의 향기를 풍기면서 ‘양대 산맥’으로 떠오르고 있다.
성시경과 정종철은 평소 연예계에서 미식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좀처럼 요리 실력을 드러내지 않았던 두 사람이 얼마 전부터 SNS를 통해 집에서 직접 해먹는 다양한 요리를 선보여 화제다. 성시경은 당분간 집에서 마음껏 요리를 해먹겠다는 공개 선언 이후 닉네임을 ‘성식영’으로 지었다. 슬하에 3남매를 둔 정종철은 아이들에게 매끼 직접 만든 밥을 차려주는 일상을 SNS로 공개해 팬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옥주부’라는 애칭을 받았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동명 브랜드까지 출시해 음식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향은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다. 성시경과 정종철의 최대 강점은 집에서 누구나 따라해 먹을 수 있는 요리, 하지만 한 가지를 만들어도 평범하지 않은 남다른 비법을 가미한 특식을 만든다.
#‘프로 혼밥러’ 성시경…애주가·미식가 넘어 ‘요리사’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성시경은 자칭 ‘프로 혼밥러’를 추구한다. 집에서 혼자 밥을 해먹더라도 제대로 된 한 끼를 차린다. 그가 선보이는 요리의 면면은 국경까지 초월한다. 쿠키나 빵처럼 간단한 간식은 물론 당근, 딸기 케이크도 직접 만든다. 칼국수를 먹을 땐 밀가루 반죽부터 면까지 뽑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단독주택에 사는 그는 마당 화로를 이용해 서너 시간 고기를 구워 익히는 정통 바비큐도 한다. 고기 패티를 직접 만든 수제 햄버거, 각종 치즈를 듬뿍 얹은 샌드위치는 물론 삼겹살두부구이 등 신개념 요리까지 선보인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을 못가는 상황에 아쉬움을 표출하면서 언젠가 홍콩에서 즐겨먹었다는 진한 국물을 곁들인 새우완탕까지 뚝딱 만들어냈다.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성시경은 자칭 ‘프로 혼밥러’를 추구한다. 집에서 혼자 밥을 해먹더라도 제대로 된 한 끼를 차린다. 본명 성시경이 아닌 닉네임 성식영으로 개설한 그의 인스타그램이 그가 만든 요리들로 가득 차 있다. 사진=성식영 인스타그램
맛은 물론 모양까지 신경 쓰고, 각각의 요리와 어울리는 그릇을 활용한 플레이팅 실력도 수준급이다. 41세 싱글 남성의 손을 통해 탄생하는 ‘미식 향연’에 팬들도 열광한다. 이제 본명보다 SNS 닉네임 ‘성식영’으로 더 자주 불릴 정도다.
주방에서 만드는 다국적 음식을 사진과 영상으로 꼼꼼하게 담아 매일 일기 형식으로 풀어내는 것도 팬들의 집중도를 높이는 배경이다. 무슨 요리를 만들든 재료구입부터 완성까지 모든 과정을 설명하는 친절함도 돋보인다. 성시경은 먹성 좋고 술도 즐기지만 그만큼 살도 잘 찌는 체질 탓에 매일 밤 “많이 먹었다”고 후회하다가도 팬들을 향해 “같이 살찌자”고 제안하는 위트로 ‘성식영 요리 일기’를 써 간다. 이번 추석 명절 동안 ‘혼밥’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성시경의 요리법은 최적의 가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옥주부’ 정종철…자녀와 함께 먹는 삼시세끼
정종철은 개그맨 활동이 주춤한 사이 ‘옥주부’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얻었다. 그는 매끼 자신의 집 주방 식탁을 고급 레스토랑처럼 변화시킨다. 성시경이 술을 곁들일 수 있는 ‘혼족’ 음식에 주력하는 반면 정종철은 한창 성장하는 자녀들을 위한 건강밥상 중심이다. 평범한 달걀말이 하나를 해도 그만의 기술을 가미하는 솜씨가 남다르다. 탁월한 요리 실력에 힘입어 이름을 딴 브랜드를 만들어 돈가스 등 제품도 출시했지만 백미는 SNS를 통해 더욱 돋보인다.
한창 먹성 좋은 세 자녀를 위해 정종철이 매끼 정성들여 내놓는 집밥 메뉴는 티본스테이크부터 닭과 토마토를 접목한 이색 찜닭, 당장이라도 포크를 들고 싶게 만드는 크림 스파게티까지 다채롭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 많은 맛집을 찾아가기 어려운 요즘, 정종철의 SNS는 집밥 메뉴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만능 요리 백과사전’으로 통할 정도다. 추석 연휴 기간 정종철 요리법만 따라 해도 가족 식사 메뉴 걱정은 날릴 수 있다.
정종철은 KBS 2TV ‘개그콘서트’를 통해 전성기 인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방송에 크게 미련을 두지 않고 있다. 좋아하는 음식을 통해 가족과 더불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부터 요리와 연관된 일을 계획한 것은 아니다. 연기자 황규림과 결혼한 정종철은 세 자녀를 얻은 직후 여느 부부가 그렇듯, 육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부부관계도 소원해지는 등 위기가 찾아오면서 가정을 지키려 가족을 위한 매끼 식사를 준비하면서 ‘옥주부’라는 제2의 캐릭터까지 얻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