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두에 있는 ‘치이시티 포레스트 가든’은 개발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인기있는 주상복합 아파트였다. 총 여덟 개의 건물 발코니마다 초록색 수풀이 우거져 있어 마치 숲 속에서 힐링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중국 청두의 ‘치이시티 포레스트 가든’. 개발 당시 기대와는 달리 모기가 들끓는 정글이 되고 말았다. 사진=연합뉴스
더욱이 중국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도시 가운데 하나인 청두였기에 이런 친환경적인 콘셉트는 환영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런 인기를 증명하듯 분양 가구 826세대는 모두 완판됐고, 입주민들은 머지않아 ‘숲 속의 천국’에서 살게 될 날을 꿈꾸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불과 2년 만에 주민들의 꿈이 악몽으로 변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처음 시작은 좋았다. 막 입주가 시작됐을 때까지만 해도 발코니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20여 종이나 됐고, 무성한 수풀은 도시의 대기오염과 소음공해를 여과하는 필터 역할을 해줬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아파트 단지는 점점 정글화되고 말았다. 발코니는 우거진 수풀로 뒤덮인 무질서한 정글이 돼버렸고, 밤낮으로 모기가 들끓는 통에 주변 환경은 최악이 되고 말았다. 마치 지구종말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발코니마다 수풀이 우거져 마치 지구종말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사진=연합뉴스
그렇다면 아파트 전체가 이렇게 정글이 된 이유는 뭘까. 문제는 지금까지 이 아파트에 입주해서 살고 있는 사람이 10세대가 전부였다는 데 있었다. 완판은 됐지만 실제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대부분의 발코니 정원이 오랜 시간 그냥 방치되어 있었다는 의미다. 사정이 이렇자 해당 부동산 개발업자는 1년에 네 번씩 식물을 다듬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해충 방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상태다.
사실 이 아파트는 개발 당시부터 크고 작은 논란에 휩싸였었다. 누리꾼들 가운데 일부는 이렇게라도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고 말했지만, 또 다른 누리꾼들은 무질서하게 자라는 식물과 해충을 생각하면 결코 쾌적한 환경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어떤 누리꾼은 “만일 나무 뿌리가 벽을 뚫고 자라면 과연 건물이 안전할까”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으며, 다른 누리꾼은 “30층에서 떨어지는 나뭇가지에 맞으면 과연 사람이 괜찮을까”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