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캐피탈파트너스와 코스톤아시아가 노랑통닭을 운영하는 노랑푸드 지분 100%를 약 700억 원에 공동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한 노랑통닭 가맹점 전경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허일권 기자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18일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코스톤아시아는 노랑통닭을 운영하는 노랑푸드 지분 100%를 공동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10월 중 잔금 지급을 완료할 예정이다. 거래 규모는 700억 원 수준이다. 큐캐피탈·코스톤아시아는 각각 250억 원, 150억 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300억 원을 인수금융 등을 통해 자금을 충당한다고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7월 큐캐피탈은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보유한 지분 30%를 600억 원에 인수했다. 또 제너시스가 발행한 교환사채를 600억 원가량 매입해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도 열어 놨다. BBQ의 실적이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교환사채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인수 배경으로 성장성이 꼽힌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배달음식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혜를 입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에서 배달음식 거래액은 올해 1∼7월 누적 8조 6574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6% 증가했다. 치킨은 대표 배달음식으로 꼽힌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배달음식 중 치킨 비중이 52.4%를 차지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코로나19에도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창고43, 그램그램, 큰맘할매순대국 등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 중인 BHC치킨은 ‘족발상회’를 론칭했다. BBQ치킨은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수제맥주를 개발에 나섰다. 경기도 이천에 양조공장을 건설 중이며 내년 완공 후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 5월 노랑통닭은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 신규 매장을 오픈하며 미국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앞서 지난해 4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합작법인 RiCh F&B International(상호명:Left Wing)을 설립했다.
기업공개(IPO·상장)를 추진하는 곳도 있다. 지난 9월 10일 교촌치킨의 교촌에프앤비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직상장 ‘1호’에 가까워졌다. 그간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의 상장은 모두 우회상장 방식을 통해 이뤄졌다. 직상장은 한 차례도 없었는데, 경기의 부침에 취약하고 경쟁이 치열한 외식 프랜차이즈의 성장성과 안정성 등에 대한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
교촌에프엔비 상장 시기는 증권신고서 제출, 투자설명회 등을 거쳐 오는 10월 말에서 11월 초로 점쳐진다.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 이상 상승해 4000억 원으로 전망된다. 최근 공모시장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흥행 가능성도 높다. 후발주자도 준비 중이다. BBQ치킨을 운영하는 제너시스BBQ 역시 상장을 노리고 있다. 2012년 계열사 직상장을 추진하다 상장예비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교촌에프엔비가 직상장 물꼬를 튼다면 과거의 아픈 경험을 다시 겪지 않을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배달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매출에 타격을 받기보다 확대된 건 맞다”며 “특히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평가받지만, 치킨뿐만 아니라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해외로까지 나가고 있어서 사모펀드가 인수 후 바이아웃을 하기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너시스비비큐 지분 30%를 인수한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올해도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 인수에 나서면서 관심이 집중된다. 한 BBQ 매장 전경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없다. 사진=최준필 기자
본사와 투자자의 기대와 달리 가맹점주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예상치 못한 잡음이 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다른 관계자는 “가맹점을 출점할 때 거리 제한을 두는데 큐캐피탈이 노랑통닭을 인수하면서 2대 주주로 있는 BBQ와 경쟁하게 되는 꼴인데 점주들에겐 큰 이슈가 될 수 있다”며 “경영진이 두 치킨 회사를 운영하면 공정거래가 불가능하지 않겠나. 배달의민족이 요기요를 인수해서 논란이 된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특히 BBQ 매출이 줄어들면 큐캐피탈이 1대 주주로 올라설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