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멜론 경매행사(제공=고창군청)
[고창=일요신문] 멜론 한 개에 105만원? 믿기지 않은 멜론 가격이 전국에 알려지면서 국내 농산물 유통업계는 물론이고 소비자들을 깜짝 놀래켰다.
한 개에 105만원짜리 멜론이 등장한 것은 지난 9월 19일 오후 2시 고창군 고창농산물유통종합센터에서 고창군이 주최하고 고창멜론생산자연합회가 주관한 ‘고창멜론 온라인 경매’에서 였다.
농산물시장 경매에 대량으로 출하돼 낙찰받은 시장가격은 아니다. 그러나 생산자단체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경매에서 결정된 가격이고 실제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최고가 기록임은 분명했다,
이날 경매는 고창멜론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소비자에게 최고의 고창멜론을 구매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올해로 2번째이다. 경매는 ‘페이스북 고창군’ 채널에서 오후 2~3시까지 온라인으로 전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날 경매에 올린 멜론은 사전에 참여 신청한 24농가를 대상으로 6월 20일 멜론 정식부터 생육상황, 농장관리 상황 등 현장 평가를 실시해 13농가를 1차 선정한데 이어 경매 이틀 전 3농가를 뽑고 당일 전문가와 소비자 50명의 심층 평가로 최종 확정했다.
고창군 공식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통해 경매를 진행, 전국민이 쉽게 댓글로 참여하고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경매는 순간 접속자가 90여명을 넘기기도 했으며 5만원부터 시작한 경매가는 단숨에 호가 100만원을 돌파하면서 모두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어 150만원대에 진입하면선 현장의 관계자들도 숨죽이고 댓글 상황을 주시하게 했고 종료 3분여를 남기고 210만원의 댓글이 뜨자 장내가 술렁이게 만들었다. 사회자가 “210만원! 210만원! 더 없습니까”를 외쳤고 더 이상의 응찰이 없자 ‘낙찰’이 선언됐다.
이날 경매에서 210만원에 낙찰된 멜론은 2개들이 1박스로 1개당 가격이 105만원으로 국내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낙찰자는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디자이너였다. 경매에 오른 멜론 재배 농가는 서성금씨로 성내G멜론 농장주이다.
가락동농산물도매시장에서 멜론 경매가격이 1박스당 3만원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이날 낙찰가격은 무려 70배나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국내 최고가를 매년 경신할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고창 멜론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창멜론’은 120여 농가가 70㏊를 재배해 연간 2,700톤을 생산하고 있으며 평균 14브릭스 이상의 고당도와 부드러운 식감으로 전국적으로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서울 가락시장 경매에서 낙찰가가 3~4만원대에서 고창멜론은 5만 5,000원에 낙찰돼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고창멜론은 타 지역 멜론과 달리 당도가 높고 식감이 좋으며 향까지 식욕을 자극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창멜론은 농진청 탑과채 기준 당도와 네트, 색택 등을 충족시키며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아 2016년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창 멜론의 뛰어난 품질은 탁월한 토양 환경에 농가들의 노력으로 만들어 진다. 지난해 12월 원광대 산학협력단과 전남대가 발표한 고창 농경지 황토성분의 작물 생육에 미치는 영향에 관련된 용역 결과 게르마늄 함유량이 타 지역에 비해 많게는 20%이상 높게 나타났다.
타 지역 황토에 비해 철분 등 무기질 함량이 높고 병충해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강하며 게르마늄과 미네랄이 풍부해 과일의 당도를 높이는 등 동·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원적외선을 다량으로 내뿜는 건강한 땅으로 확인됐다. 콩 메주를 발효시키는 바실러스속 미생물인 고초균이 다른지역 토양보다 20.3% 더 들어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농가들의 노력도 더해졌다. 1990년대 초반부터 수박 후작으로 재배된 고창 황토멜론은 시설하우스 1동당 볏짚을 1톤이상 넣어 땅심을 유지하고 모든 작목반이 GAP인증을 받아 명품멜론이 생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각 지역별로 연구회가 결성됐고 지난해는 생산자 단체로 통합했다. 고창멜론 통합브랜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고창군 농촌개발대학 멜론과정 등의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고창황토멜론연구회를 결성하고 약 16년간 연구회를 이끌어온 국내 유일의 멜론 마이스터 정재용씨의 공도 크다.
유기상 군수는 “당도 높은 신선한 멜론을 생산하기 위해 애쓰는 모든 농가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온라인 등 다양한 유통 판로를 개척해 신규 거래처를 확보하고 도시민들에게 고창 멜론의 진정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흥구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