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으로 자체 제작한 보호장치를 오른팔에 끼고 범행 예행연습을 하는 것을 재현하는 A씨의 모습. 사진=부산지방경찰청
[부산=일요신문] 고의로 접촉사고를 낸 후 ‘부모님의 유골함이 깨졌다’며 현금을 요구한 60대가 덜미를 잡혔다.
부산남부경찰서는 지난해 5월부터 이달 7일까지 일부러 차에 부딪쳐 사고를 내고 ‘들고 있던 부모님의 유골함이 깨졌다’며 11명에게 총 109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60대 A씨를 검거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CCTV가 없는 골목길에서 검은색 양복의 상주 차림으로 지나가는 차에 일부러 부딪친 후 깨진 사기그릇을 유골함으로 속여 운전자에게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피해자들은 “부모님의 유골함이 깨졌다”며 눈물을 보이는 A씨의 모습에 속아 대부분 신고를 하지 않고 돈을 건넸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운전자에게 ‘사망진단서’라는 단어가 쓰인 노란 봉투를 보여주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했으며, 실리콘으로 자체 제작한 보호장치를 오른팔에 끼고 범행 예행연습도 가졌던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A씨는 이른바 ‘손목치기’라고 불리는 수법으로 자동차 사이드미러에 손목을 부딪쳐 소액의 합의금을 뜯어내다 처벌받은 전력도 수차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유사한 수법으로 피해를 본 운전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