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희서가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2’ 종영 소감을 밝혔다.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최희서는 ‘비밀의 숲2’에서 서동재(이준혁 분) 검사의 아내 이유안 역으로 특별출연했다. 그 첫 등장만으로도 시청자들의 궁금증과 기대감을 높임과 동시에 그와 서동재의 ‘만남’에 대해서도 다양한 상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 베일에 감춰져 있는 캐릭터를 처연하고도 서늘한 표정으로 그려내 시청자들마저 숨죽이게 만드는가 하면, 극의 말미에 이르러서는 절절한 감정선을 눈빛과 말투, 눈물만으로 표현해 캐릭터의 서사를 완벽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하는 최희서의 인터뷰 전문.
― ‘비밀의 숲 1’ 때부터 팬이라고 밝혔다. 좋아하는 작품에 출연하게 된 소감은.
“시즌 1부터 작품과 작가님의 열혈 팬이었어요. 그래서 처음 서동재 검사 부인 역으로 특별출연을 제안받았을 때 너무 기쁘고 설레었습니다. 하지만 시즌 1 때부터 구축된 작품 특유의 세계관에 누가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서기도 해서, 그만큼 더 많은 준비와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굉장히 복잡하고 미스터리한 인물이기에 의문스러웠던 첫 등장부터 애끓는 감정의 후반부까지 그 감정의 변화들을 디테일하게 보여드리기 위해 감독님과 많은 소통을 하면서 연기를 했고, 팬심 이상의 열정과 노력을 담아 촬영에 임했습니다.”
― ‘비밀의 숲 2’에서 애절한 오열 연기와 디테일한 감정 표현으로 극찬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과 그 이유를 꼽는다면.
“첫 촬영이었던 황시목의 심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평소 팬이었던 조승우 선배님과의 촬영을 앞두고 무척 떨렸었는데, 선배님께서 ‘특별 출연해줘서 고맙다’라며 먼저 말도 걸어주시고, 긴장도 풀어주셔서 한결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본을 읽었을 때 느꼈던 몰입감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었어요. 또, 남편이 구조되는 과정을 뉴스로 접하고 제가 무너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상대역 없이 소리 없는 자료 화면만을 보고 연기를 해야 해서 꽤 힘들겠구나 했었거든요. 하지만, 감독님의 디테일한 디렉션 덕분에 걱정했던 것보다는 수월하게 끝낼 수 있었고, 애절한 감정이 잘 전달된 거 같아서 그 장면 또한 기억에 남네요.”
최희서는 극중 서동재(이준혁 분) 검사의 아내 이유안 역으로 특별출연했다.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지막에 비로소 남편 서동재와 만나게 되잖아요. 아마 시청자분들도 이 장면을 절대 잊지 못하실 것 같아요. 또, 배우이자 작품 팬의 입장에서도 ‘비밀의 숲 3’를 기대하게 되는 결말이었다고 생각해요. 박현석 감독님, 이수연 작가님, 또 너무 좋은 배우분들과 함께 제가 열광했던 작품에 직접 출연해 연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감사했던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또 불러주신다면 꼭 다시 함께하고 싶습니다.”
― ‘비밀의 숲 2’ 뿐만 아니라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도 열연을 펼쳤다. 현장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혹은 영화 내에서 명장면을 꼽아본다면.
“극 중 제 딸이 유괴되고 제가 경찰서에서 오열하며 호소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대본을 읽었을 때부터 너무 가슴이 아팠거든요. 세상의 전부인 딸이 유괴되었을 때의 심정은 상상하기도 힘들잖아요. 또 이 장면에서 영화의 감정선이 시작되기 때문에 중요한 씬이기도 했고, 그만큼 책임감도 막중했습니다. 사실 아직 엄마가 되어본 적은 없지만, 유민 역을 맡은 박소이 양과 촬영을 하면서 정말 많이 가까워졌어요. 그래서 딸을 잃은 엄마의 마음을 디테일하게 상상하면서 연기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홍원찬 감독님과 홍경표 촬영 감독님께서도 제가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잘 조성해 주셨고요. 영주의 처절한 마음이 관객들에게 온전히 전달되도록 현장에 있던 모든 스태프분들이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통해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최희서의 연기를 인상 깊게 보고 큰 사랑을 보내준 관객들에게 인사 한마디를 한다면.
“먼저, 힘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극장가를 찾아와 주시고,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봐주신 관객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전하고 싶어요. 하루빨리 이 어려운 시국이 지나가고 우리의 소중한 일상이 되돌아오길 소망하고 있어요. 그때까지 또 앞으로도 쭉 관객 여러분께 감동과 힘을 드릴 수 있는 좋은 에너지를 지닌 배우가 되겠습니다.”
올 한해 최희서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부터 드라마 ‘비밀의 숲2’에 이르기까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고
“저는 작품이 어떤 세계관을 갖고 있는지, 어떤 좋은 메시지를 줄 수 있는지, 또 관객분들이 필요로 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생각하며 작품을 보고 있어요.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캐릭터의 다면성입니다. 제가 맡을 역이 어떤 여정을 거쳐 성장해가는지, 그 과정을 제가 어떻게 그려낼지가 보이면, 역할의 크기에 상관없이 그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건 역할의 크기가 아니라 제가 그 역할을 얼마나 확장시킬 수 있는지가 저한텐 제일 중요해요.”
― 앞으로의 각오를 다져본다면.
“제가 대학교 연극 동아리를 통해 연기를 시작했을 때, 어느 선배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있어요. ‘이 세상에 작은 배역은 없다. 본인의 역할이 작다고 생각하는 작은 배우가 있을 뿐이다’라는 말인데요. 그 말씀을 늘 되새기면서 주연이든 조연이든, 어떤 캐릭터도 저만의 색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탐구해 나가는 배우로 여러분들께 계속 인사드리겠습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