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망상 실버타운 전경. 5740㎡(약 1만 1600여 평) 부지 위에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의 대규모 노인 주거 복지시설이다. 실버타운은 불법 증축 국유지 불법 사용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실버타운은 실제론 지상 10층이지만, 건축물 대장상으론 9층 건물이다. 개원 당시 9층 건물로 허가받았지만 실버타운은 허가 없이 한 개 층을 증축했다. 10층 증축이 이뤄진 시점은 14년 전인 2006년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야외 수영장을 둘러싸고 있는 3층 구조의 통로와 일부 매점, 휴게실, 창고 등을 허가 없이 설치·운영해왔다.
무단으로 산림을 훼손하거나 국유지·시유지를 사용해온 사실도 확인됐다. 실버타운이 도로를 내거나 주차장을 낸 부지 가운데 4필지(동해시 망상동 산 459-15, 동해시 망상동 산 60-1, 동해시 망상동 산 41-1, 동해시 망상동 산 84-1)는 국유지이거나 시유지로 확인됐다.
또 실버타운을 소유하고 있는 대진복지재단의 임야이긴 하지만 허가 없이 산림을 훼손한 뒤 주차장이나 도로를 내기도 했다. 확인된 것만 4필지(동해시 망상동 산 60, 동해시 망상동 산 64, 동해시 망상동 산 64-1, 동해시 망상동 산 65-1)다. 산림보호법에 따라 자기 소유의 임야라고 하더라도 지자체의 허가 없이 부지 내의 나무나 산림을 훼손할 수 없다. 훼손 시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산림보호법 54조)에 처해질 수 있다.
동해 망상 실버타운의 건물로 가장 위 10층은 건축물 대장에 나와 있지 않다. 허가를 받지 않고 증축한 것이다.
실버타운 관계자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증축한 10층을 허가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증축한 것은 맞다. 하지만 당시 다른 건물을 증축할 계획이 있었고, 그 건물이 다 지어지면 증축한 10층을 한꺼번에 허가받으려고 했다. 다른 건물 증축 계획이 사라지고, 2019년 산불이 나면서 허가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해, 현재 동해시에 10층 증축 허가와 그 밖의 설치 구조물에 대한 허가 승인도 요청해둔 상태”라고 답했다. 실버타운은 2019년 4월 강원도 일대에 번진 산불의 피해를 본 적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도 동해 시민이다. 시민이 국유지나 시유지를 조금 쓸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공사를 할 때 조금 넘어가 밟은 거다. 우리가 이 건물을 사서 실버타운을 짓기 전 다른 업체들이 건물을 짓다가 두 번이나 ‘먹튀’했다. 그때 그 업체들이 잘못해서 (국유지나 시유지를) 썼고, 우리는 써도 되는 줄 알고 썼다. 동해시는 우리가 이렇게 실버타운을 운영하고 있는 걸 고마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해시 관계자는 “10층 증축 부분에 대해서는 (실버타운 쪽에서) 2006년 증축허가를 신청해 2007년 10월 임시사용 승인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임시사용 승인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자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며 필요하면 정보공개를 청구하라고 전했다.
강원도 동해시 망상동 산 60-1. 해당 필지는 시유지이지만 동해 망상 실버타운은 해당 부지에 도로를 내고 주차장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맵 로드뷰
하지만 동해시는 10월 7일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하여 같은 법 제11조 및 제13조 규정에 의거 비공개 결정”했다며 임시사용 승인 내역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동해시가 증축된 10층에 대한 임시사용을 승인했다고 하더라도, 건축법 17조 4항에 따르면 임시사용 기간은 2년에 그친다. 임시사용 승인 연장은 가능하지만 동해시가 실버타운에 정식 허가 승인 신청을 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을 두고 특혜 제공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진다.
실버타운은 2014년 11월 240평 규모의 휴게실을 신축한 뒤 동해시의 준공 허가를 받았고, 2019년 건물 6~9층의 구조 변경 허가를 받기도 했다. 두 번의 허가가 있을 동안 위반 건축물이나 시유지 무단 점거에 대한 단속이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한편 동해 망상 실버타운은 재단법인 대진성주회 소속 사회복지법인인 대진복지재단 소유다. 정상암 대진복지재단 이사장은 동해보양온천 컨벤션호텔(옛 망상그랜드호텔)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이 호텔 또한 국유지 무단 점용을 비롯해 각종 건축법 위반하는 등 ‘꼼수 영업’을 이어와 물의를 빚기도 했다. 동해보양온천 컨벤션호텔 관계자는 “공사를 하다가 시유지의 일부를 쓰게 됐고, 그 부분은 시와 협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