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이 9월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 및 윤리에 관한 법률 대표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심상정 의원이 10월 8일을 끝으로 정의당 대표직에서 내려왔다. 2017년 7월 이정미 전 의원에게 당 대표직을 넘겼다가 지난해 7월 다시 바통을 이어받았었다. 앞서 그는 진보신당(2008∼2009년)과 통합진보당(2011∼2012년) 등에서 각각 대표와 공동대표를 지냈다. 정의당에선 두 차례나 대표직을 수행했다.
그 끝은 좋지 않았다. 심 의원은 “언제적 심상정이냐”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목표는 진보정당의 원내 교섭단체(20석) 달성. 선거법 개정으로 심상정 구상은 현실로 바짝 다가왔다. 그러나 거대 양당(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심상정 구상’은 일시에 무너졌다. 여당의 연합정당 참여 요구를 단호히 거부한 심 의원의 선택은 사실상 오판으로 끝났다.
민주당은 당시 비례대표 10∼11석을 정의당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자 노선을 고수한 정의당은 고작 6석을 얻는 데 그쳤다. 총선 패배 후 당 대표 사퇴 대신 혁신위원회에 과제를 안기면서 퇴장 뒷말도 남겼다. 심 의원은 9월 24일 국회에서 한 퇴임 기자회견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정치개혁의 길에 나설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해서도 “차기 지도부가 탄탄하게 설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정의당의 간판에서 내려온 그는 당분간 입법·정책 등 의정활동에 매진할 예정이지만, 당 내부에선 차기 대선 때 다시 승부수를 띄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심 의원 측 관계자는 “오는 2022년 3·9 대선이 마지막 도전이 될 것”이라며 “‘또 심상정이냐’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이 20대 대선에 출격하면, 세 번째 본선 도전이 될 전망이다. 앞서 그는 2012년 대선 때 진보정의당 후보로 나섰다가, 당시 민주통합당 간판으로 출마했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중도 사퇴했다. 2017년 대선 땐 완주했지만, 6.17% 득표율에 그쳤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9월 29일 공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심 의원은 2.3%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는 9월 21∼25일까지 ‘오마이뉴스’ 의뢰로 조사했다.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