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혼한 뒤 이성교제가 법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분쟁을 피하기 위해 졸혼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내용까지 합의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졸혼합의서로 작성하는 게 좋다. 사진은 모텔촌을 지나가는 중년남녀의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하다. 사진=최준필 기자
법원이 졸혼을 별거와 유사하게 보고 있는 터라 별거 관계인 부부의 사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별거 과정에서 이성 교제를 할 경우 법원이 이를 간통으로 봤다. 따라서 졸혼을 한 상태에서의 이성 관계 역시 나중에 이혼소송까지 갈 경우 간통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지금은 간통죄가 폐지됐지만 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가능하고 이혼소송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인식이 달라진 것은 2014년부터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부부가 장기간 별거를 하는 등 부부생활이 회복될 수 없는 상황에서 배우자가 제3자와 외도를 했더라도 제3자에게 혼인 생활 파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최초로 나왔다. 또한 배우자 역시 정신적 손해 등 위자료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요즘은 별거로 인해 부부 관계가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를 간통으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졸혼의 경우에도 이성교제가 법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렇지만 졸혼이 법적인 개념은 아닌 만큼 이런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졸혼 과정에서 부부가 구체적인 내용까지 합의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졸혼합의서를 작성해 두는 게 좋다.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