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재는 A대표팀 소속으로 첫 출전임에도 안정적인 활약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진=KFA 제공
원두재는 9일 저녁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축구국가대표팀vs올림픽대표팀’ 경기 1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원두재는 생애 첫 A대표팀 발탁임에도 선발로 나서 풀타임으로 경기를 소화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원두재는 지난 1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U-23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대회 MVP에 선정된 바 있다. 이어 소속팀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갔다. J리그에서 프로 데뷔 이후 K리그에서 보내는 첫 시즌이었음에도 어린 나이답지 않은 플레이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 대표팀 소집에서는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우승후보 울산의 핵심선수로 시즌 내내 활약한 보상과 같았다.
첫 승선한 대표팀에서도 원두재는 선발 자원으로 낙점 받았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로 나서는 소속팀에서와 달리 4백의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그는 수비력과 과감한 롱패스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자신의 A대표팀 데뷔전을 마친 후 “경기장에 들어가면서 긴장감과 설렘이 있었다”며 기쁨을 이야기하면서도 “전반전은 생각한대로 경기를 했지만 후반전엔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처음 대표팀에서 경기를 뛰어서 뿌듯하긴 했지만 만족스럽지 않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앞으로 더 노력해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지난 1월 U-23 챔피언십에서 원두재와 함께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동현은 이번 소집에서도 올림픽 대표팀에 소속됐다. 그는 이날 이승모와 함께 미드필드에 배치됐다. 김동현은 경기에 대해 “처음에는 형들의 전환패스에 많이 흔들렸다. 후반전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이 상대팀이 잘 되는 부분을 설명해주시면서, 그걸 막자고 했고 선수들이 잘 따라줬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쉽다.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 막판에 골 먹었는데, 올림픽 본선을 위해서는 더 버티는 힘을 길러야 하고 상대를 더 압박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중앙 수비수로 나섰던 정태욱도 비슷한 의견을 남겼다. 그는 “A대표팀 형들과 처음 경기를 가졌는데, 형들의 빠른 전환 속도에 우리의 대응이 부족했다. 후반전에는 조금 기다리며 상대방이 잘 풀린 것에 대해 좀 더 저지하려 했고 후반전이 좀 더 수월한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내용적으로 아쉽다. 무엇이 잘 안되었는지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승부를 무승부로 만든 마지막 골 득점자 이정협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부담없이 들어갔는데 역전골까지 허용하는 바람에 다소 당황한것 같다 그 이후에 우리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하려고 했고 동점으로 마무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이틀 동안 부족했던 부분 잘 보완해서 다음경기에 국민들에게 좋은경기 보여드릴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정협은 지난 2016년 11월 11일 캐나다와의 친선경기 이후 약 4년만에 대표팀에서 골맛을 봤다.
이용, 김문환 등 잠재적 국가대표 경쟁자를 제치고 경기에 나선 풀백 김태환은 “전반전에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경기를 한 것 같은데 후반전에 역전 당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한 것 같다. 선수들끼리 서로 얘기도 나누고, 남은 이틀 동안 잘 준비해서 다음경기 잘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