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이 농다리 인근 산책로 통행을 막기 위해 임시 돌다리를 들어낸 모습. 남윤모 기자
[진천=일요신문] 충북 진천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를 이유로 충북도 지방유형문화재 제28호 농다리의 통제를 지속하면서 주민과 관광객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진천 농다리와 인근의 초평저수지 둘레길(초롱길), 구름다리(하늘다리), 초평붕어마을, 초평호 한반도 전망대로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는 관광객에게 널리 알려진 지역 명소다.
지난 여름 수해로 농다리 일부가 유실되자 진천군은 복구에 나서는 한편 출입통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객들의 통행을 위해 농다리를 대신하는 임시 돌다리도 함께 설치했다.
그러나 수개월이 지난 10월 현재까지도 출입통제 조치가 해제되지 않고, 진천군이 임시 돌다리를 고의적으로 훼손한데다 하늘다리 입구 역시 관광객 통제를 위해 공사용 비닐테이프로 감아놔 관광객들의 불만이 불거진 것.
이로 인해 농다리를 찾던 관광객들은 인근 지역의 괴산 산막이 옛길, 증평 좌구산 휴양림, 청주 청남대 등으로 아쉬운 발길을 옮기고 있다.
경기도에서 온 한 관광객은 “가족과 함께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을 찾고 있지만 물 한 모금 먹을 만한 곳이 없다”며 “이런 관광지도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켜 사회적 2단계를 준수하면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너무 과도한 규제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수해를 입어 복구중인 진천 농다리. 남윤모 기자
특히 진천읍에서 농다리까지 약 6㎞에 달하는 구간에는 20여 곳의 식당과 편의점 등이 있어 관광객 수가 현격히 감소함에 따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다리 인근 상인들은 “관광객들의 전화는 최근 농다리를 건널 수 있느냐는 문의만 빗발치고 있다”며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준수해 농다리를 개방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진천군 관계자는 “농다리는 수해로 유실된 곳이 있어 지금도 공사중이며 코로나19 때문에 폐쇄된 것은 맞다”며 “개방은 코로나19 상황 추이를 보고 다음 주 정도 논의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진천군은 농다리를 대신해 설치한 임시 돌다리 중간을 훼손한 데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10일 오후 긴급 복구했다.
남윤모 충청본부 기자 lt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