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한센
먼저 씨수말 챔피언에 오른 한센의 자마는 올해 44승으로 다승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출전 자마(141두)와 우승 자마(32두)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가장 많은 자마들이 출전해서 가장 많은 우승을 거둔 것이다. 한마디로 현재 씨수말계의 대세다. 대부분 3세마들이 좋은 활약을 펼친 가운데, 가장 많은 상금을 획득한 마필은 화이트퀸(2억 1945만 원)이었다.
트리플크라운의 첫 관문인 루나스테이크스(1600m)에서 선입 이후 막판 끈기력을 발휘하며 3마신 차 우승을 차지했다. 한 달 후 펼쳐진 코리안오크스(1800m)에서는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7위에 그쳤다. 무고객 경마라 의미는 없다고 하더라도, 단승식 3.8배로 인기 1위였는데 기대 이하의 부진이었다. 경주 전개에는 문제가 없었다. 직전 경주처럼 편하게 선입 작전을 펼쳤지만 막판에 현격히 무뎌진 걸음으로 뒤처졌다. 앞으로 지구력 보강이 없다면 장거리에서는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로 많은 상금을 기록한 마필은 톱데이다. 일반경주에서만 3승과 3위 2회를 거두며 1억 4700만 원의 상금을 벌어 한센 3세마 중 유일하게 2군까지 진출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크다. 이유는 모마가 바로 ‘스피드퍼스트’이기 때문이다. 2013년 코리안더비와 오크스를 석권하며 최고의 3세마로 평가됐었고, 우수한 자마를 배출하기 위해 4세에 서둘러 은퇴했다. 현재까지 보여준 톱데이는 필자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다. 다만 아직 3세라는 나이와 김영관 소속이란 점에서 발전 여지는 남겨둔다.
세 번째는 한센플래쉬다. 우승이나 준우승 없이 1억 1390만 원의 많은 상금을 벌었다. 총상금 7억 원이 걸린 코리안오크스에서 3위를 기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다실바 기수가 1번 게이트의 이점을 살리며 최적의 레이스를 펼쳤고, 종반에도 정확한 스퍼트 타이밍으로 깜짝 3위를 기록하며 의외의 선전을 펼쳤다. 이전 경주와 비교해볼 때 뒷심이 부쩍 좋아진 것으로 평가돼 앞으로의 기대치도 높다.
메니피 자마 세이브더월드는 코리안더비에서 우승하며 한 방에 4억 4000만 원을 벌었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2위 메니피
메니피 자마 중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마필은 코리안더비에서 우승하며 한 방에 4억 4000만 원의 거액을 챙긴 세이브더월드다. 데뷔전부터 압도적인 능력을 과시하며 4연승을 기록, 부산 2세마 최강자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브리더스컵에서 늦은 출발 이후 무리한 외곽 전개로 경주를 망쳤고, KRA컵 마일에서 또다시 늦발로 4위에 그치며 실망을 주었다. 절치부심 끝에 최고 용병 페로비치로 기수를 바꾼 코리안더비에서 쾌조의 출발과 인코스 선입의 최적 전개를 펼치며 대망의 우승을 차지, 무관의 제왕에서 벗어나며 최고의 3세마 자리에 올랐다.
두 번째로 좋은 활약을 펼친 마필은 1군마 장산파워다. 우승 2회와 3위 1회를 기록하며 1억 5840만 원의 상금을 획득, 6세의 뒤늦은 나이에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직전에는 주 종목인 1200m나 1400m가 아닌 1800m에서 우승, 장거리 경주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다만 내년이면 7세가 되기 때문에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지는 의문스럽다.
테스타마타의 ‘자녀’ 터치스타맨(사진)과 우아륭은 무려 11억 7500만 원의 상금을 챙겼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3위 테스타마타
테스타마타의 자마는 터치스타맨과 우아륭 두 남매가 일당백의 활약을 펼쳤다. 두 마필이 벌어들인 상금이 무려 11억 7500만 원인데, 테스타마타 총상금(22억 7850만 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터치스타맨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와 KRA컵 클래식 대상 경주에서 우승하며 7억 3550만 원의 상금을 획득, 서울과 부산 통틀어 상금 부문 1위의 영예를 차지했다. 한마디로 올해 최고의 마필은 터치스타맨으로 봐도 무방하다. 부마의 혈통을 그대로 이어받은 듯 막강한 추입력을 발휘하며 농림부와 KRA컵을 석권했다. 코리안더비에서는 출발할 때 미끄러지며 늦게 나왔고, 중반에 진로 막힘과 부딪힘 등으로 5위에 그쳤다. 제대로 된 경주가 아니라는 점에서 상당한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모마가 당대 최고의 암말로 평가된 ‘우승터치’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국산마 최강자가 될 수 있는 강력한 후보라고 본다.
우아륭은 총상금 7억 원이 걸린 코리안오크스 우승을 포함해 올해 3승을 거두며 4억 4000만 원의 상금을 획득, 암말 중에서 상금 랭킹 1위를 기록했다. 특히 경주를 거듭할수록 능력 향상이 계속되고 있고, 작전 전개도 다양해져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 7월 12일 루나스테이크스에서는 늦은 출발 이후 종반에도 밋밋한 추입으로 9위에 그쳤다. 그러나 한 달 후에 펼쳐진 코리안오크스에서는 쾌조의 스타트로 안쪽 선입 작전을 펼친 후, 막판 역전에 성공하며 2.5마신 차 완승을 거뒀다. 뒷심은 원래 타고났으며, 초반 스피드까지 보강돼 더욱 강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4위 컬러즈플라잉
컬러즈플라잉 자마 중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마필은 흥행질주다. 우승 2회와 3위 2회를 기록하며 2억 5100만 원의 많은 상금을 벌었다. 코리안더비(8억 원)와 농림부장관배(6억 원)의 3위가 결정적이었다. 더비에서는 단승식 배당 137.6배가 말해주듯 전력상 한 수 아래로 평가됐으나, 이준철 기수(3번)가 쾌조의 출발과 안쪽 펜스를 타는 최적의 레이스를 펼치며 깜짝 3위를 기록한 것이다. 당시에는 레이스 운이 따랐기 때문에 3위가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4주 후 펼쳐진 농림부에서 또다시 3위를 기록했다. 결국 냉정하게 복기해본 결과 전력 향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외곽에서 불리한 전개를 펼치고도 막판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자력으로 3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우아륭과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
그다음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마필은 삼성도끼(혼2)다. 우승 2회와 3위 1회를 거두며 1억 1700만 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흥행질주와 마찬가지로 힘이 좋은 추입형 마필로, 무고객경마 마지막 날인 8월 30일 경주에서 페로비치와 찰떡궁합을 보이며 안쪽 추입으로 우승했다. 이전 경주보다 한 단계 성장해 내년에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5위 엑톤파크
엑톤파크의 자마 중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마필은 월드투데이다. 우승 4회와 2위 1회, 3위 1회를 기록하며 1억 6900만 원의 상금을 벌었다. 다른 마필에 비해 우승 횟수가 많음에도 상금이 적은 이유는 모두 일반경주였기 때문이다. 아마도 김영관 조교사는 대상경주를 치르기에는 부족하다고 느낀 것으로 추측된다. 1군 강자로 평가되는 월드데이(12전 9승)의 전 형제마란 점에서 내년에는 대상 경주도 도전해볼 만하다. 그만큼 혈통 기대치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1억 2300만 원의 상금을 획득한 가온챔프다. 지난해 4세 때 부산일보배와 SBS스포츠스프린트를 석권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나, 올해는 전성기가 지난 듯 우승 없이 2위와 3위를 한 번씩 기록했다. 아마도 6세가 되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힘든 경주가 예상된다.
지난번에도 언급했듯이 엑톤파크는 해가 갈수록 하향세가 뚜렷하다. 3세마들의 활약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내년에는 순위가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