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모종화 병무청장이 유승준에 대한 입국 금지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유승준이 장문의 반박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진=유승준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면서 “스티브 유는 숭고한 병역의무를 스스로 이탈했고, 국민에게 공정하게 병역의무를 이행한다고 누차 약속했음에도 그것을 거부했다”며 “입국해서 연예계 활동을 한다면 이 순간에도 병역의무를 하는 장병들이 얼마나 상실감이 크겠나. 병무청 입장에서는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유승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병무청장님”으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유승준은 “2002년 당시 군대에 가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많은 분들께 실망감을 드린 점은 지금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그 문제를 가지고 대한민국 안전보장 등을 이유로 무기한 입국금지 조치를 하고, 18년 7개월이 지난 지금도 당시와 똑같은 논리로 계속 입국을 거부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한국에서 데뷔할 때 이미 가족과 함께 미국 이민을 가 오랫동안 미국에서 거주한 영주권자였고, 미국에서 사는 교포신분으로 활동했다”며 “당시는 병역에 있어 지금과 같은 영주권자에 대한 제도적 고려가 없었기 때문에 영주권이 상실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살 수 있으려면 부득이 시민권을 취득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며 당시 병역 기피 의혹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가족들의 설득과 많은 고민 끝에 막판에 시민권을 취득하게 됐지만 이 과정에서 어떠한 위법도 없었다. 영주권자가 시민권을 취득한 것 자체는 위법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며 “그러면 마음을 바꾼 것이 위법한 일이냐, 아니면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위법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유승준은 또 “저는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범죄자도 아니고 권력자나 재벌도 아니며 정치인은 더더욱 아니다. 저는 아주 예전에 잠깐 인기를 누렸던 힘없는 연예인에 불과하다”며 “유승준이 아닌 스티브 유로 불려도 저의 뿌리는 대한민국에 있고, 고국을 그리워 하는 많은 재외동포 중 한 사람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자신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가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연예인으로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잘못은 있지만 이를 두고 정부가 나서서 몇십 년째 대한민국 안전보장 등을 이유로 대한민국에 발도 디디지 못하게 막는 것은 엄연한 차별이자 인권침해”라고도 지적했다.
한편 유승준은 지난 7월 2일 주LA총영사관이 유승준이 청구한 비자 발급을 재거부한 사실을 두고 서울행정법원에 비자 발급 거부 취소 소송을 다시 제기했다. 앞서 2015년부터 5년 동안 진행됐던 같은 내용의 소송에서 대법원은 절차에 따라 유승준에 대한 비자 발급을 원점에서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법무부와 외교부 측은 이번 유승준의 비자 발급 재거부 방침에 대해 “대법원 판결은 2015년 당시 비자 발급 거부 처분에 구속력이 있을 뿐”이며 “법원 판결을 검토해 (재량에 따라)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