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의원
[일요신문] 노무현 정부 당시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환수한 귀속 재산을 국가보훈처,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제주시 갑)은 14일 국가보훈처가 관리 중인 친일재산 토지에 무단 점유 중인 곳이 86곳이며 이중 36곳은 점유자가 누구인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환수한 토지를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운영 위탁하고, 매년 매각을 통해 순국선열, 애국지사 사업기금으로 전용해 독립운동가를 위한 사업을 집행하고 있다. 사적인 토지 점유가 일어났다면 보훈처는 토지를 점유 중인 자와 대부 계약을 체결하거나 범칙금을 부과해야 하지만 점유자 신상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다고 송 의원은 비판했다.
2010년 보훈처·자산관리공사는 친일재산조사위원회로부터 현황 자료를 넘겨받았지만 소유자를 확인할 공적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공사가 주변 탐문을 통해 점유자 명의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로 인해 친일재산 매각 실적도 26%에 머무르는 등 저조한 실정이다.
송 의원은 “건물 소유주 관리가 부실함에 따라 현재 무단점유자 중 범칙금을 체납하고 있는 9곳 점유자의 5,500만 원에 달하는 체납액 또한 제대로 된 납부 고지 및 징수가 이뤄지고 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 또한 점유자가 범칙금 부과 우편을 받지 않아 범칙금조차 부여하지 못하는 7곳에 대해서도 실 거주 여부를 파악해 적극적인 범칙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훈처는 순국선열·애국지사 사업기금으로 2018년부터 중위소득 70% 이하 및 기초생활수급자 등 생계가 어려운 독립유공자 유족에 생활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 대상 인원이 많아 약 800억 정도 지출이 증가했고 이를 일반회계 전입금 항목으로 사용하고 있다.
송 의원은 “본래 기금 조성은 친일재산 매각이 주된 재원이었어야 했지만 최근 2년 간 토지 매각은 6억을 매각하는데 그쳐 보훈처의 의지 자체가 빈약했다고 볼 수 있다”며 “친일 재산을 모두 매각해 독립유공자가 혜택을 받았을 때 비로소 그 취지가 바로 섰다고 할수 있다. 보훈처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