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캡처
[일요신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독일의 미하엘 뮐러 베를린 시장과 슈테판 폰 다셀 미테 구청장에게 소녀상 철거 방침의 공식 철회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 지사는 이날 서한문에서 “베를린시가 최근 한독양국 시민들의 노력으로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철거 방침을 밝힌데 대해 대한민국의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경기도지사로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14일까지의 철거 명령은 법원 절차로 인해 보류됐지만 베를린시와 미테구의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기에 한국의 국민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며 “만일 평화의 소녀상이 철거된다면, 전쟁범죄와 성폭력의 야만적 역사를 교훈으로 남겨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고자 염원하는 한국인과 전 세계의 양심적 시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해 만든 조각상인 평화의 소녀상은 이미 수개월 전 베를린시 도시공간문화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공공부지에 설립되었다”며 “이 같은 당국의 허가가, 일본의 노골적인 외교적 압력이 있은 뒤에 번복되는 것은 독일과 오랜 친선우호 관계를 맺어온 한국인들에게 커다란 상처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와함께 “일본은 세계 곳곳에 세워진 소녀상이 반일 국수주의를 부추기는 도구라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위안부 문제를 대하는 한국인의 인식은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서 보듯이 ‘개인의 청구권은 국가 간 합의로써 포기될 수 없다’는 것으로서 철저하게 국제인권법의 정신을 견지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소녀상의 머리칼은 거칠게 잘려나갔다. 그것은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끊긴 인연을 드러낸다. 어깨 위의 작은 새는 결국 돌아오지 못한 영혼을 기리며, 소녀상 옆의 빈자리는 미래세대에 대한 약속을 나타낸다”며 “소녀상의 어떤 면을 반일주의나 국수주의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저는 과거사를 진정으로 사죄하고 그 책임을 철저하고 지속적으로 이행하는 독일 정부와 국민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회복하지 못한 피해자들의 인권과 소녀상의 역사적 무게를 숙고하여 귀 당국의 철거 입장을 공식적으로 철회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손시권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