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극장 수입과 공원(디즈니랜드) 수입이 급감한 가운데 그나마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의 약진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 디즈니가 모든 위기를 타개할 구세주로 스파이더맨을 준비하고 있다. 2021년 12월 개봉 예정인 ‘스파이더맨3’의 크랭크인을 앞두고 최근 캐스팅 소식이 하나둘 들려오고 있다. 역대급 마블 영화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스파이더맨3’를 놓고 벌써부터 각종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2014년 개봉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서 악당 ‘일렉트로’로 출연했던 제이미 폭스가 이번에 제작되는 ‘스파이더맨3’에도 일렉트로 역할로 캐스팅됐다. 사진=‘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홍보 스틸 컷
사실 스파이더맨은 더 이상 마블의 일원이 되지 못할 위기에 빠져있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을 마지막으로 스파이더맨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를 떠나는 것으로 결정됐었기 때문이다. 마블 스튜디오는 경영이 어려웠던 1980년대 중반에 스파이더맨의 판권을 소니픽처스로 팔았다. 이후 마블 스튜디오가 디즈니에 인수돼 ‘어벤져스’ 시리즈를 내놓으며 세계 최고의 영화사가 됐지만 여전히 스파이더맨은 그들이 아닌 소니픽처스 소속이다. 소니와 디즈니가 수익 배분을 두고 이견이 생기면서 스파이더맨이 마블을 떠날 위기에 놓였었지만 어렵게 양측이 합의를 이루면서 2021년 ‘스파이더맨3’ 개봉이 결정됐다.
2002년부터 시작된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토비 맥과이어, 2012년부터 시작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앤드류 가필드, 그리고 요즘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톰 홀랜드. 사진=‘스파이더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 홍보 스틸 컷
그리고는 9장의 팬아트 이미지를 올렸는데 이 가운데 일렉트로가 세 명의 스파이더맨을 바라보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악역이 이번 ‘스파이더맨3’에 합류하는 상황에서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토비 맥과이어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앤드류 가필드까지 이번 시리즈에 모두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2002년부터 시작된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2012년부터 시작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스파이더맨에 요즘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까지 셋이 동시에 출연한다면 엄청난 화제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영화 한 편에 스파이더맨 3명을 동시에 투입할 순 없다. 자신들만의 영화를 통해 형성한 세계관을 중시하는 마블이기에 더욱 그렇다. 여기서 중요하게 언급되는 부분이 바로 ‘멀티버스’ 개념이다. ‘다중 우주’라는 뜻의 멀티버스를 MCU는 ‘상호 유사성 없는 순전한 다른 차원의 우주’로 영화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를 통해 부각되기 시작한 멀티버스 개념은 2021년 개봉 예정인 ‘닥터 스트레인지’ 속편에서 더욱 깊이를 더할 전망이다. 영화 제목이 아예 ‘닥터 스트레인지 인 더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다.
이런 멀티버스의 개념이 ‘스파이더맨3’에서 활용된다면 충분히 다른 차원의 우주에 있는 스파이더맨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추측성 루머의 또 하나의 강력한 근거는 ‘닥터 스트레인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이미 ‘스파이더맨3’ 출연을 확정 지었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제이미 폭스가 자신의 SNS에 올린 팬아트 이미지에서 비롯된 루머일 뿐이다. 아직 MCU와 소니픽처스 측이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의 캐스팅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 심지어 제이미 폭스 역시 캐스팅이 공식 발표된 것은 아니고 본인이 SNS를 통해 캐스팅 소식을 알렸을 뿐이다.
최근에는 미국 연예매체 ‘팬덤와이어’가 소니 관계자에게 확인했다며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가 소니픽처스와 ‘스파이더맨3’ 출연을 계약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아직 사실 확인이 된 사안은 아니다. 연예계 루머 등을 자주 다루는 ‘팬덤와이어’에서만 보도가 나왔을 뿐 미국 주류 매체들은 아직 이들의 캐스팅 소식을 보도하고 있지 않다.
이미 ‘스파이더맨3’ 출연을 확정 지은 ‘닥터 스트레인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대목이 될 전망이다. 사진=‘닥터 스트레인지’ 홍보 스틸 컷
닥터 스트레인지의 역할이 멀티버스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파이더맨: 홈커밍’과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스파이더맨의 멘토였던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이 더 이상 출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대신 멘토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언맨이 없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선 해피 호던(존 파브로 분)이 그 역할을 맡았지만 부족함이 컸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멘토로서 멀티버스의 세계를 열어줄 수도 있지만 또 다른 해석도 있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마지막 장면에서 피터 파커의 정체가 전세계로 알려졌다. 블로그 ‘난필의 코믹스 창고’는 원작 만화에서도 자신의 정체가 전세계로 퍼지면서 고통스러워하던 피터 파커가 닥터 스트레인지의 도움을 크게 받는 내용이 나오는 만큼 영화 역시 이런 플롯을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