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 5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은 자신의 전 재산이 100만 원 상당에 불과하다며 배상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오이미지
16일 박유천의 성폭행 피해자 A 씨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이은의 변호사는 박유천에 대해 “계속 해외 콘서트를 하고, 화보집을 내고, 기타 수익활동을 하면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 법원이 결정한 배상액을 1년 넘게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그는 감치재판에 이르자 자기 명의 재산이 타인 명의로 된 월세 보증금 3000만 원과 다 합해도 100만 원이 안 되는 통장들이 전부라고 법원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16년 발생한 박유천의 유흥업소 종업원 성폭행 사건에서 피해자이자 두 번째 신고자인 A 씨는 2년 뒤인 2018년 12월 박유천에게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A 씨 측은 소 제기와 함께 박유천 소유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오피스텔에 대해서도 가압류를 신청했다.
그러나 약 10개월간 이어진 이 소송에서 박유천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결국 지난해 7월 서울조정센터의 조정에 따라 박유천에게는 5000만 원 배상의 강제조정결정이 내려졌고, 같은 해 9월 최종 확정됐다. 박유천 측이 이 결정에 대해 기한 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배상액이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박유천은 지급을 거부했다. 심지어 소송 제기와 함께 가압류됐던 박유천의 오피스텔도 지난해 9월 세금 미납으로 공매에 넘어갔으며, 같은해 12월에는 A 씨 측이 제기한 재산명시신청도 거부하거나 아예 법원 서류를 송달받지 않는 방식으로 일관해 왔다.
각종 해외 팬미팅 등 행사와 화보집 판매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박유천이 수익금을 타인의 계좌로 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박유천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그런데 정작 공개된 그의 재산이 손해배상액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할 정도의 소액인 점이 드러나면서 A 씨 측은 “고의적인 채무 면탈” 의혹을 제기했다. 이은의 변호사는 “화보집 수익금은 어떤 회사 명의 계좌로 받았는데, 해외 팬사인회나 콘서트 수익은 누구 명의로 받고 있나”라며 “고의적인 채무 면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유천의 주거지가 불분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화보집 판매금 등을 받았던 계좌 명의 회사 주소로 채무 변제를 하지 않는다면 10월 26일 강제집행면탈죄로 고소할 예정이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며 “피해자에게 사과는 바라지도 않으니 뒤늦게나마 법적으로 주어진 의무를 다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박유천은 지난 7월 온라인 팬미팅으로 실제 수익이 발생한 사실을 알리며, 이 수익금을 일본 홍수 이재민들에게 기부한 사실을 알린 바 있다. 또 오는 24일과 11월 28일~29일은 11월 초 발매 예정인 미니앨범과 관련한 온택트 팬미팅 및 미니콘서트를 국내외에서 개최한다고도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