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로 각광받아온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최근 연구 결과에서 사실상 환자의 치료에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렘데시비르 관련 연구 결과에 대해 “최종 연구 결과에 대한 전문가적인 리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WHO가 입원 환자 1만1266명을 상대로 진행하는 ‘연대 실험’에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렘데시비르 외에도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에이즈 치료제인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 등에 대한 실험도 진행됐으나 결과적으로 이 약물들 가운데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생존에 큰 영향을 주는 약물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권 부본부장은 “렘데시비르와 관련해서는 임상시험 등을 통해 재원 기간을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게 줄인다는 것과 치명률에서는 통계학적으로 의의가 있지는 않지만, 치명률을 감소시킨다는 내용이 이미 보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WHO의 연구 결과가 아직 최종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권 부본부장은 “상당히 많은 지역에서, 많은 국가가 참여한 가운데 연구가 진행됐기에 연구 설계대로 정교하게 진행됐는지 등을 검토 과정에서 충분히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아직 국내 치료지침 등을 변경하거나 개선하거나 할 여지 또는 필요는 현 단계에서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렘데시비르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항바이러스제로 임상 연구에서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우리 정부도 특례수입을 통해 지난 7월 국내 코로나19 환자에게 처음으로 투약했다. 16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국내 렘데시비르 투여 환자는 총 618명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