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접촉사고 관련 내용을 기사화하겠다며 손석희 JTBC 사장에게 채용과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50)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웅 씨가 5월 27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공판기일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2부(부장 정계선)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은 김 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김 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7월 김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에 김 씨 측은 물론 1심에서 김 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던 검찰도 모두 항소하면서 이번 항소심이 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원심과 같이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김 씨 측이 신청한 보석도 징역형을 유지함에 따라 기각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협박이 장기간 집요하게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며 “이런 범행 경위나 수법 등에 비춰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봤다.
김 씨가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해당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영상을 삭제하는 것만으로는 피해자의 명예 회복이 어렵다는 점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2심에서 제출한 반성문에서 ‘의도와 무관하게 우발적으로 행해진 감정적이고 공격적인 발언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말하며 범행을 최소화한다”며 “재판부로서는 무엇을 반성하는 것인지,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튜브 영상 삭제만으로는 피해자 명예가 회복되지 않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 것도 아니며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범행을 자백하면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 동영상을 삭제한 점, 범행이 미수에 그쳐 손 사장이 재산상 피해를 입지 않은 점, 벌금을 초과한 범죄 전력이 없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는 2017년 5월 손 사장이 일으킨 차량 접촉사고를 보도하지 않는 조건으로 JTBC 채용과 2억 4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