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20일 국회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준비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원 지사는 이 자리에서 “스가 요시히에 총리를 향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준비를 당장 중단하라”고 말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 방침을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원 지사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말했다.
원 지사는 “일본 스가 총리의 취임 후 긍정적인 한일 관계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용납할 수 없다”면서 “오염수는 일본의 바다로만 흘러드는 게 아니다. 우리 제주를 포함해 태평양을 접하는 나라들이 모두 당사국”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대한민국 제주도지사로서 우리 영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다”며 “제주 앞바다를 지키는 것이 이 바다로 연결된 모든 나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 생태계를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일본 정부는 (방류) 준비를 당장 중단하고, 오염수와 관련한 모든 자료의 투명 제공뿐만 아니라 처리 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며 “만약 일본 정부가 이를 거부한다면 제주도는 오염수가 닿는 당사자들과 연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한일 양국 법정에 일본 정부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고, 국제재판소에도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27일 열리는 ‘폐로·오염수 대책 관계 각료 회의’에서 오염수의 해양 방류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오염수를 500~600배 희석해 바다로 흘려보낸다 할지라도 ‘트리륨(삼중수소)’이라는 방사성 물질은 남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