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검사실을 꾸며놓고 수백 명을 상대로 140억 원 가로챈 보이스피싱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 2019년 3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보이스피싱·대출사기문자 방지 프로그램 공개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시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성동경찰서는 검찰과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해 피해자 322명으로부터 약 140억 원을 전달받은 보이스피싱 일당 45명을 붙잡고, 이중 16명을 사기 및 범죄단체조직죄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 일당은 2018년 6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검찰이나 금감원 직원 등을 사칭해 피해자들을 속였다. 검사실과 똑같은 방을 만들어 피해자와 직접 영상통화를 하기도 했다.
이들 일당은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내 7개의 도시에 사무실을 두고 범행을 저질렀다. 지금까지 확인한 조직원만 107명에 이른다.
경찰은 2019년 5월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을 검거한 뒤 범행 전후 금융거래내역을 분석해 범죄수익금을 분배한 계좌들을 발견했다. 또 공범 간 통화나 카카오톡 내역 등을 분석해 조직원을 특정했고 45명을 검거한 뒤 16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국내 조직원들에 대하여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하고, 국외도피사범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등을 통한 국제공조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