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킷맨’ 자마 중 가장 많은 상금을 획득한 마필은 ‘라온터프맨’으로 코리안더비에서 2위를 하며 1억 7600만 원을 벌어들였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①올드패션드
지난해 씨수말 순위 16위에서 올해(10월 4일 현재) 6위로 수직 상승하며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우승 32회와 2위 23회를 기록했으며, 복승률에서는 당당히 1위(29.6%)에 올랐다. 승률도 17.2%로 2위를 기록, 내용 면에서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다.
한국마사회 말혈통 홈페이지에는 2014년부터 씨수말 순위에 포함했지만, 사실상 국내에 들어와 씨수말 생활을 시작한 건 2016년이다. 2019년부터 자마들이 본격 데뷔했으니까, 현재는 데뷔 2년 차의 햇병아리로 보는 게 맞다. 씨수말 생활 2년 만에 6위에 올랐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성과라 할 수 있다.
#현역 시절 성적
2006년 1세마 경매에서 80만 달러에 낙찰된 후, 2세 때 한 번도 져본 적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경주마였다. 데뷔전 1600m 경주에서 2위를 15마신의 대차로 따돌리며 우승했고, 2전째 그의 첫 스테이크스 우승인 렘센 스테이크스(G2·1800m)에서도 7마신이라는 큰 차이로 압승을 거뒀다. 3전째인 사우스웨스트 스테이크스(G3)에서도 우승, 2008년 이클립스상 2세 수말 부문의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3세 때 레벨 스테이크스(G2), 아칸소 더비(G2)에서 연속 2위에 그친 후, 무릎 부상으로 아쉽게 경주로를 떠났다.
#대표 자마
78두의 자마가 출전해 27두가 우승을 거뒀다. 그중 올해 가장 많은 상금을 획득한 마필은 ‘케이엔로드’다. 지난 7월 KRA컵 마일(총상금 6억 원)에서 ‘터치스타맨’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하며 1억 3200만 원을 벌었다. 하지만 지난 8월 코리안더비에서 6위로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구절 탈구’라는 불의의 사고로 폐사, 안타깝게 생을 마치고 말았다.
두 번째는 2세마로 무려 1억 2375만 원의 많은 상금을 획득한 ‘흥바라기’다. 주행심사부터 예사롭지 않은 걸음을 보이더니, 데뷔전 1000m 경주에서 압도적인 선두력을 발휘하며, 59초 8의 빠른 기록으로 8마신 차 대승을 거뒀다. 두 번째 경주는 총상금 1억 5000만 원이 걸린 루키스테이크스 특별경주였는데, 이번에도 선행으로 버티며 연승에 성공했다. 현재 2세마 중에서는 최강으로 평가되는데, 개인적인 기대치는 높지 않다. 상위군의 장거리 경주에서는 고전할 수도 있다. 450kg대로 체구가 크지 않고, 모계 혈통도 뛰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세 번째 자마는 ‘아임유어패션’이다. 지난 7월과 8월 경주에서 연거푸 우승하며 7425만 원의 상금을 벌었다. 부마를 닮아 탁월한 순발력을 지닌 전형적인 선행마다. 한때 뒷심 부족으로 정체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힘이 차며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앞으로도 선전이 기대된다.
#자마 특징
올드패션드의 자마들은 대부분 좋은 체형을 타고 난다.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잘생겼다고 말한다. 또한 뛰어난 스피드를 타고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질주 습성 역시 선행이나 선입형이 대부분이었다. 빠르고 강한 레이스에서는 추입 능력도 보여, 질주 습성 면에서 크게 불리한 것은 없어 보였다.
수말(거)들의 강세가 두드러진 점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2군 이상의 상위군에 오른 마필이 모두 13두(외산마와 포입말)인데, 암말은 ‘피케이파티’가 유일할 정도로 암말들이 약세를 보였다. 단점은 예상외로 거리적성은 길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역 시절 평균 우승 거리가 1550m이고, 세 번의 1800m 경주를 모두 입상해 자마들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지금까지의 결과는 부마와는 적잖은 차이를 보였다.
②머스킷맨
머스킷맨은 올드패션드와 동갑(14세)이고, 씨수말 데뷔도 같이 했다. 2016년 미국에서 도입돼 2019년부터 자마들이 본격 데뷔, 역시 올해가 풀타임 2년 차의 신예다. 올해 씨수말 순위는 15위로 지난해(34위)보다 19계단이나 뛰어오르며 급상승했다. 총 우승 횟수는 14승에 그쳤지만, 승률은 18.4%로 당당히 1위를 기록했다. 복승률도 올드패션드에 이어 27.6%로 2위다. 출전 두수가 29두로, 다른 마필에 비해 턱없이 적었기 때문에 전체 순위는 15위에 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역 시절 성적
머스킷맨은 현역 시절 블랙타입 4승과 2위 3회를 포함, 16전 6승 2위 3회를 기록하며 123만 달러의 많은 상금을 벌었다. 평균 우승 거리는 1450m지만, 1700m와 1800m에서도 우승했고, 켄터키 더비(2000m, G1)에서도 3위를 기록한 바 있어 거리적성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특히 모든 경주를 모래주로에서 치렀기 때문에 우리나라 환경과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 자마
머스킷맨 자마 중에서 가장 많은 상금을 획득한 마필은 ‘라온터프맨’이다. 8월 2일 코리안더비에서 중위권 전개 후 막판 대단한 근성을 발휘하며 2위로 골인, 1억 7600만 원을 챙겼다. 8월 30일 농림부장관배에서는 2코너를 돌면서 안으로 기대며 낙마, 아쉬움을 남겼다. 데뷔전부터 뛰어난 순발력을 과시하며 3연승을 기록했고, 최근에는 추입력까지 보강돼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두 번째 마필은 8월 23일 뚝섬배 대상 경주에서 2위를 기록하며 8800만 원의 상금을 획득한 ‘라온퍼스트(암)’다. 탁월한 스피드를 지닌 전형적인 선행마로, 2세 때 과천시장배를 석권하며 일찌감치 강자로 분류됐다. 7월 12일 루나스테이크스에서는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7마신 차 4위에 그쳤으나, 직전 뚝섬배에서 2위로 골인하며 뒷심 면에서 한 단계 성장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모계 혈통으로 볼 때 거리적성이 짧아, 상위군의 장거리 경주에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세 번째 마필은 올해 펼쳐진 네 번의 경주에서 우승 2회와 2위 1회를 거두며 8745만 원의 상금을 벌어들인 ‘라온탑맨’이다. 현재 라온퍼스트와 함께 머스킷맨 자마 중 가장 높은 2군에 속해있다. 데뷔 초에는 순발력을 주무기로 하는 전형적인 선행형 마필이었다. 최근에 힘이 부쩍 차오르며 선입으로도 입상했고, 직전 8월 23일 경주에서는 막판에 우수한 탄력과 여유를 보이며 11마신의 대승을 거둬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다만 410kg대의 왜소한 체구 때문에 과연 장거리에서도 선전을 이어갈지는 지켜봐야겠다.
#자마 특징
머스킷맨의 자마들은 올드패션드와 닮은 점이 많다. 일단 자마들 대부분이 좋은 체형을 타고나며, 스피드 역시 뛰어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질주 습성 역시 선행과 선입형이 주류를 이룬다. 다른 점은 올드패션드가 수말 우성인 반면, 머스킷맨은 암수가 고르게 잘 뛰고 있다는 점이다. 머스킷맨 자마의 상금순위 10위 중 4두가 암말이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모래주로에 강하다는 것이다. 앞서도 밝혔듯이 머스킷맨은 현역 시절 모든 경주를 모래주로에서 뛰었다. 그 영향인 듯 자마들도 모래에 대한 거부감 없이 잘 뛰어주고 있다. 문제는 장거리 경주다. 아직 라온터프맨 외에는 장거리 경험이 없어 속단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본다. 라온터프맨이 1800m 코리안더비에서 막판 추입으로 2위를 기록하며 희망의 보였기 때문이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