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인 한화 이글스 대표이사 자리에 이태일 전 NC 사장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사진은 NC 사장 이임식 당시. 오른쪽은 김경문 당시 NC 감독. 사진=연합뉴스
앞서 한화는 지난 9월 박정규 전 대표이사가 사퇴했다. 이번 시즌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부진한 성적이 이유 중 하나였다. 이에 더해 선수단 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와 관련해 방역당국에 선수단 인원 중 일부의 자가 격리 해제를 요청한 일로 지탄을 받기도 했다. 박 전 대표이사의 사퇴 이후 직무대행 체제로 구단이 운영돼왔다.
새얼굴을 찾던 한화의 레이더에 포착된 인물은 이태일 전 사장이다. 한화에서 선수 경력을 마무리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특별한 인연으로 잘 알려진 언론인 출신 야구 경영인이다. 언론인 출신 최초로 야구단 사장직에 올랐다.
박찬호는 2017년 6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전 사장과 인연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1991년 여름 국가대표로 미국에서 활약하고 돌아와 서울에서 갈 곳이 없었는데 그 기자형(이태일)이 집에 데리고 가서 하룻밤을 재워주셨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이 전 사장의 집에서 선물 받은 야구 서적 속의 놀란 라이언을 보고 따라하며 “강속구 투수가 됐다”는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한화에서 활약한 경력이 있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이 전 사장과 특별한 인연을 밝혀 화제를 낳기도 했다. 사진=박찬호 인스타그램 캡처
이태일 전 사장은 2011~2017년 신생팀 NC를 빠르게 KBO리그에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2013년 1군 진입 첫해 7위를 기록한 NC는 이듬해부터 이 전 사장의 임기 내내 꾸준히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2016년에는 한국시리즈에도 진출한 바 있으며 이를 토대로 이번 시즌에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 전 사장 시절 ‘빛’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꾸준히 상위권에 올랐던 성적과 별개로 NC는 각종 사건사고에 휘말리며 지탄을 받기도 했다. 투수 이성민의 승부조작 정황을 인지하고도 보호선수 20인 명단에서 제외, 신생 구단 특별 지명을 받게 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승부조작이 이뤄진 시기는 2014년, 적발된 시점은 2016년이었다. 또 NC는 2016시즌 말미에는 팀의 주포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을 은폐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 같은 사건사고를 겪은 이 전 사장은 이듬해인 2017시즌 일정을 마치고 NC에서 물러났다. 예고되지 않은 갑작스런 사퇴로 의문을 남기기도 했다. 그의 사퇴 직후인 2018시즌 NC는 최하위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2020시즌을 앞두고 정민철 단장 선임에 이어 한화는 대표이사까지 선임을 앞두고 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이태일 전 사장 선임과 관련해 “그런 소문을 듣기는 했다. 이 전 사장과 김경문 감독이 한화로 온다고 하더라”라며 “아직 구단 대표이사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 한화그룹 계열사 주요 인사가 10월 1일자로 결정됐지만 야구단 운영은 특수상황에 있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 구단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